너도나도 바이오社 되겠다는데…생존형 변신? 단순 주가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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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가에서 가장 뜨거운 종목은 필름의 대명사였던 '코닥'이었다. 코닥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 정부로부터 약 9200억원의 대출을 받아 '코닥 파마수티컬즈'라는 제약사를 출범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치료제 원료 등을 포함해 특허가 만료된 약물의 복제약에 필요한 원료를 생산하겠다는 게 코닥의 계획이다. 이 소식에 2달러대에 머물렀던 주가는 단 2거래일만에 33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이후 주가는 요동치며 4일(현지시간) 기준 14.4달러까지 내려왔다. 시장은 "바이오주로서 적정주가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바이오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진지하게 사업을 추진하지만 일부는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바이오 테마를 끌고 온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통상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은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기존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따라 주가가 움직인다.
바이오주는 여기서 벗어나 미래 성장 기대만으로도 주가가 급등해왔다. 일부 상장사 경영진들이 주가 부양책으로 바이오 사업 진출 카드를 꺼내드는 이유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기존 사업과 바이오 사업간 관련성과 구체적 발전 계획 등을 두루 살펴 바이오주로 인정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예를 들어 코닥의 경우 필름 제작에 필요한 화학물질 가공 기술이 의약품 생산공정상에 적용되기 때문에 '진출 비용'이 크지 않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세원은 지난달 28일 오는 12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바이오사업 진출을 공식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인 에이조스바이오 이사인 조광휘 사내이사 후보를 주총에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이후 주가는 10.40% 급등했다. 특수 도료 업체인 자안도 지난달 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마스크와 바이오 의약품 관련 사업을 정관에 사업 목적으로 추가하고 바이오사업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18.75% 빠지며 오히려 부진했다.
지난 5월 14일에는 화력발전에 필요한 설비를 제조하는 비디아이가 미국 바이오기업 엘리슨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하겠다고 밝히면서 8000원대였던 주가가 2배 넘게 급등했다. 문제는 7월부터 이날까지 주가가 55.21% 폭락하면서 발생했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 자체가 흔들렸다.
고급빌라 전문 건설사인 상지카일룸은 지난 4월 22일 진단키트 생산업체인 에이스바이오메드 지분 39.4%를 13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하며 바이오 사업 진출 소식을 알렸다. 이후 주가는 1800원대에서 2400원대까지 치솟았지만 이내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날 1510원에 거래를 마쳤다.
디스플레이 장비제조업체인 케이피에스도 지난 3월 30일 신약 개발 전문가로 알려진 김성철 대표를 신규 선임하고 바이오 사업에 진출했다. 900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5월 27일 장중 2만5800원으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이후 주가가 꾸준히 빠지며 이날 1만6650원에 거래를 끝냈다.
한국코퍼레이션은 지난 2018년 12월 27일 바이오 회사인 게놈바이오로직스아시아퍼시픽의 지분 100%를 211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바이오 진출 소식을 알렸다. 이후 전·현직 경영인의 배임·횡령·부정거래 의혹이 불거지며 3000원이 넘었던 주가는 282원에 거래정지된 상태다. 리켐(현 스카이이앤엠), 나노스, 인터불스(현 스타모빌리티, 거래정지), 한류AI센터, 세화아이엠씨, 필룩스, 동양네트웍스(현 비케이탑스) 등도 당시 바이오사업 진출 소식을 전한 뒤 주가가 급등락한 종목들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주가 띄우는 바이오 프리미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로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바이오를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성장성이 높지 않은 제조업이나 일부 서비스업종 기업들이 바이오사업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코닥도 이 경우다.일부 기업은 바이오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진지하게 사업을 추진하지만 일부는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바이오 테마를 끌고 온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통상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은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기존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따라 주가가 움직인다.
바이오주는 여기서 벗어나 미래 성장 기대만으로도 주가가 급등해왔다. 일부 상장사 경영진들이 주가 부양책으로 바이오 사업 진출 카드를 꺼내드는 이유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기존 사업과 바이오 사업간 관련성과 구체적 발전 계획 등을 두루 살펴 바이오주로 인정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예를 들어 코닥의 경우 필름 제작에 필요한 화학물질 가공 기술이 의약품 생산공정상에 적용되기 때문에 '진출 비용'이 크지 않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국내서도 줄줄이 바이오사업 진출
국내에서도 바이오 사업 진출이 유행처럼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전자상거래 업체인 인터파크는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를 설립했다. 컨버전스는 시장이 필요로 하는 신약을 선정해 이를 집중적으로 연구개발하는 방식의 바이오사업이다. 기존 사업이 부진하면서 새로운 사업 모델 발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가는 이후 5일까지 0.21% 오르는데 그쳤다.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세원은 지난달 28일 오는 12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바이오사업 진출을 공식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인 에이조스바이오 이사인 조광휘 사내이사 후보를 주총에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이후 주가는 10.40% 급등했다. 특수 도료 업체인 자안도 지난달 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마스크와 바이오 의약품 관련 사업을 정관에 사업 목적으로 추가하고 바이오사업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18.75% 빠지며 오히려 부진했다.
지난 5월 14일에는 화력발전에 필요한 설비를 제조하는 비디아이가 미국 바이오기업 엘리슨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하겠다고 밝히면서 8000원대였던 주가가 2배 넘게 급등했다. 문제는 7월부터 이날까지 주가가 55.21% 폭락하면서 발생했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 자체가 흔들렸다.
고급빌라 전문 건설사인 상지카일룸은 지난 4월 22일 진단키트 생산업체인 에이스바이오메드 지분 39.4%를 13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하며 바이오 사업 진출 소식을 알렸다. 이후 주가는 1800원대에서 2400원대까지 치솟았지만 이내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날 1510원에 거래를 마쳤다.
디스플레이 장비제조업체인 케이피에스도 지난 3월 30일 신약 개발 전문가로 알려진 김성철 대표를 신규 선임하고 바이오 사업에 진출했다. 900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5월 27일 장중 2만5800원으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이후 주가가 꾸준히 빠지며 이날 1만6650원에 거래를 끝냈다.
2018년 바이오 투자붐 돌이켜보니
코스닥 바이오 투자붐이 일었던 2018년에도 바이오 진출에 나섰던 기업들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가며 수많은 개미투자자의 눈물을 흘리게 했던 전례가 있다. 바이오 사업의 사업성이 낮거나 보여주기식 바이오 사업 진출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한국코퍼레이션은 지난 2018년 12월 27일 바이오 회사인 게놈바이오로직스아시아퍼시픽의 지분 100%를 211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바이오 진출 소식을 알렸다. 이후 전·현직 경영인의 배임·횡령·부정거래 의혹이 불거지며 3000원이 넘었던 주가는 282원에 거래정지된 상태다. 리켐(현 스카이이앤엠), 나노스, 인터불스(현 스타모빌리티, 거래정지), 한류AI센터, 세화아이엠씨, 필룩스, 동양네트웍스(현 비케이탑스) 등도 당시 바이오사업 진출 소식을 전한 뒤 주가가 급등락한 종목들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