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닥의 정부대출 수령 발표 전날에 주식거래 폭증
'제약사로 변신' 코닥의 수상한 주가급등…미 당국이 조사착수
전통의 카메라 필름 회사에서 미국 정부 지원을 받아 제약회사로 변신하는 이스트먼 코닥의 수상한 주가 움직임을 놓고 미 증권감독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코닥의 미 정부 대출 수령 발표를 둘러싼 정황을 조사 중이라고 이 사안을 잘 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코닥은 지난달 28일 미 국제개발금융공사(DFC)로부터 7억6천500만달러(약 9천200억원)의 대출을 받아 '코닥 파마수티컬즈(Kodak Pharmaceuticals)'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식 발표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 코닥 주식은 하루 160만주 넘게 거래되고 주가도 25%나 급등하는 이상 현상을 보였다.

직전 30거래일 동안 하루 평균 23만1천주 정도 손바뀜이 있던 점에 비춰볼 때 이례적으로 거래가 많았던 셈이다.

WSJ은 발표 전날 코닥 주가 급등으로 회사 스톡옵션을 보유한 임원진이 잠시 동안 '뜻밖의 횡재'를 누렸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임원들은 발표 전날이자 주가가 급등한 당일에 스톡옵션을 받았다.

SEC의 조사는 아직 초기 단계로 코닥이 정부 대출 공표 문제를 어떻게 관리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일부 지역 매체가 공식 발표 전날 코닥이 미 정부 대출을 받는다는 사실을 보도했다가 회사 측의 요청에 따라 기사를 내렸으나, 이 사실이 퍼져나가면서 주가가 갑자기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매체들은 코닥으로부터 미리 받은 설명자료에 엠바고(보도유예) 표시가 없어서 이 소식을 보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혹이 불거지자 미 의회도 가만있지 않았다.

엘리자베스 워런(민주) 상원의원은 이날 SEC에 서한을 보내 코닥의 내부자 거래 가능성과 발표 유출 문제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코닥은 WSJ에 이번 SEC 조사에 관해 아는 바가 없다면서도 조사에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