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밭 3분의 1 급류 휩쓸려…올해 생산량 30% 줄 듯

4일 충북 단양군 어상천면 도로 곳곳이 깨진 수박 천지다.

집중호우에 휩쓸려 수백m씩 떠내려온 것들이다.

터진 수박에 파리떼 우글…단양 어상천 수박 '쑥대밭'
어른 머리통보다 큰 수박들은 멍들고 깨져 벌겋게 속살을 드러냈다.

일부는 산산조각 나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도로며 농경지마다 수박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일부는 벌써부터 파리떼가 점령했다.

지난 2일부터 이 지역에는 300㎜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3천평 수박 농사를 짓는 A(67)씨는 "수박밭이 물에 잠겨 출하할 게 거의 없다"며 "올해는 잦은 비로 당도가 좋지 않은데, 수해까지 입어 정말 최악의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

황토 땅에 노지 재배를 하는 어상천면 수박은 당도 높기로 유명하다.

터진 수박에 파리떼 우글…단양 어상천 수박 '쑥대밭'
이 지역에서는 올해 112개 농가에서 188㏊ 면적에서 수박농사를 짓는다.

어상천수박연합회 관계자는 "이제 겨우 30∼40% 정도 출하된 상태에서 폭우가 덮쳤다"며 "이번 비로 전체 수박밭의 3분의 1이 유실되거나 침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알찬 결실을 기대했던 농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모종을 심은 5월부터 두 달 넘게 흘린 땀이 허사가 됐다.

어상천 수박은 한 해 150만개가량 생산된다.

그러나 올해는 30%가량 수확이 줄 것으로 어상천수박연합회는 내다봤다.

어상천면 관계자는 "덕문곡리와 방북리 등 저지대나 강가에 위치한 농경지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피해 지역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면적을 추산하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터진 수박에 파리떼 우글…단양 어상천 수박 '쑥대밭'
이기택 어상천수박연합회 작목반장은 "수박은 밭떼기 거래(포전거래)를 하는데 계약금을 먼저 지불한 상인과 수해 때문에 출하를 못 하는 농가 간의 갈등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단양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올해는 수박 농사를 짓는 농민에게는 악재에 악재가 겹친 해"라며 "하루빨리 수해 복구가 이뤄져 어상천 수박이 명성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터진 수박에 파리떼 우글…단양 어상천 수박 '쑥대밭'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