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마스크 성지순례' 사우디 메카서 마무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이슬람 최대 종교행사인 정기 성지순례(하지)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2일(현지시간) 마무리됐다.

성지 순례객은 이날 악을 상징하는 기둥에 자갈 7개를 던지는 의식을 행한 뒤 메카 대사원의 카바(검은 천으로 두른 정육면체 형태의 구조물)를 도는 '타와프'를 끝으로 순례를 마쳤다.

하지에는 매년 전 세계에서 온 무슬림 250여만명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지만 올해엔 코로나19 사태로 사우디 정부가 순례객 수를 1천명 정도로 대폭 줄였다.

이들 순례객도 사우디 국내에 사는 내외국인으로 제한했다.

사우디 정부와 종교 당국은 올해 하지를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이슬람 최대의 성스러운 행사라는 점을 고려해 참가자 규모를 줄이고 엄격하게 방역 조처를 하면서 이를 진행했다.

하지는 압사 사고가 종종 벌어질 만큼 밀집된 상황에서 치러졌지만 올해엔 참가자가 크게 줄어든 데다 이들도 거리두기를 지켜야 했던 터라 보기 드물게 한산한 광경이 연출됐다.

순례객은 섭씨 50도에 가까운 고온에도 닷새 정도의 순례 기간 내내 마스크를 써야 했다.

이들 순례객은 한 주간 자가 격리한 뒤 메카에 도착했고 메카에서도 지정된 호텔에서 격리 생활을 했다.

사우디 성지순례부는 순례객이 몰리지 않도록 50명씩 조로 나눠 조를 담당하는 보건 요원의 인도에 따라 성지순례 의식을 차례로 치르도록 했다.

성지순례 기간 메카 대사원에 사용된 소독약의 양이 매일 5만4천L였다고 사우디 보건부는 설명했다.

보건부는 2일 현재 성지순례객 가운데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사상 초유 '마스크 성지순례' 사우디 메카서 마무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