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방역수칙 안 지키는 해운대해수욕장 주변…구남로 '무방비'
부산에 폭염경보가 발효 중인 2일 저녁, 전국에서 피서객들이 몰려든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 안팎의 모습은 전혀 달랐다.

백사장이 있는 해수욕장 안에서는 방역수칙이 비교적 잘 준수됐고 단속과 계도도 이뤄졌지만, 그 바로 바깥에 있는 구남로에서는 방역수칙이 사실상 무시되고 있었다.

이날 해가 지고 어스름이 해변에 내려앉자,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기 위해 인근 숙박업소나 음식점 등 실내에 있던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거리와 해변으로 몰려나왔다.

해변의 백사장은 마스크를 착용한 인파로 가득했다.

해수욕장 입구에서 안내판을 든 채 계도활동을 벌인 지역 주민 단체 관계자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들어오려다가도 착용을 요청하면 곧장 마스크를 꺼낸다"며 "해수욕장 내 방역수칙을 잘 준수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르포] 방역수칙 안 지키는 해운대해수욕장 주변…구남로 '무방비'
그러나 간혹 일부 외국인과 '인증샷'을 남기려는 피서객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턱 아래로 내려쓰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안내띠를 둘러매고 마스크 착용을 요청하던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백사장 안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들은 대부분 외국인"이라며 "해수욕장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점을 영어로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해수욕장 산책로를 따라 놓인 계단과 벤치에서는 '2인 이상 음주·취식 금지' 지침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찬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손에 든 채 삼삼오오 모여 앉아있던 이들이 있었으나, 주민 단체 관계자나 구청 직원에게 제지됐다.

[르포] 방역수칙 안 지키는 해운대해수욕장 주변…구남로 '무방비'
하지만 음식점, 카페, 상점 등이 즐비한 해운대해수욕장 앞 구남로에서는 방역수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해수욕장 안과 달리 경찰관, 구청 직원, 주민단체 관계자 등이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하는 모습은 눈에 거의 띄지 않았다.

주말을 맞아 버스킹 등 각종 공연이 몰린 구남로 문화광장에는 200명 이상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 무대를 중심으로 반원 모양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거리 두기는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최근 부산에서 러시아 선박 발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나온 시민과 관광객은 아랑곳하지 않는듯했다.

이곳을 지나던 경찰관도 사람들이 거리 두기를 지키지 않는 것을 딱히 제지하지 않았다.

구남로를 지나던 김경외(27)씨는 "휴가철이라 타지에서 관광객이 많이 오는데 거리에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며 "침 등 비말이 날아가면 밖에서라도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다는데 염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르포] 방역수칙 안 지키는 해운대해수욕장 주변…구남로 '무방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