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연료 허용돼 군사정찰위성 속도낼 듯…"눈과 귀 역할"
"한국판 뉴딜, 우주로 확장"…주변국 견제 가능성도
"깜빡이지 않는 눈이 한반도 상공에"…정찰력 발전 이끌까(종합)
"한반도 상공을 24시간 감시하는 일명 '언블링킹 아이'(unblinking eye·깜박이지 않는 눈)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28일 브리핑에서 우주발사체에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해제하는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안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지침 개정으로 정찰위성 운용 문턱을 낮추고 결국 군사 정보력의 비약적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김 차장의 설명이다.

"깜빡이지 않는 눈이 한반도 상공에"…정찰력 발전 이끌까(종합)
◇ 액체연료 한계…"10t 트럭에 짜장면 한그릇 배달"
김 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체연료 사용을 제한한 기존 미사일지침 탓에 우주발사체 개발이 그동안 상당한 제약을 받았다고 역설했다.

액체연료는 발사체를 부식시킬 우려가 있고 주입에 시간이 너무 걸리는 단점에 더해 가격도 고체연료의 10배에 달한다.

고체연료가 허용되지 않아 군사 정찰위성 개발 속도가 더뎌질 수밖에 없었고, 이는 곧장 군사 정보력 약화로 연결됐다는 것이 김 차장의 진단이다.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 3호 등의 판독기능만으로는 군사정보 수집을 위한 '눈과 귀' 역할을 충족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김 차장은 "액체연료로 위성을 쏘아올리는 것도 가능한 일이지만, 이는 마치 짜장면 한 그릇을 10t 트럭에 실어 배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빗대기도 했다.

"깜빡이지 않는 눈이 한반도 상공에"…정찰력 발전 이끌까(종합)
◇ 저궤도 정찰위성 발사 속도 낼까…우주산업 촉진 기대감도
청와대는 이번 지침 개정으로 한국도 가까운 시일 안에 군사정보 정찰위성을 다수 쏘아 올릴 수 있게 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특히 250∼300㎞ 상공에서 지구를 관측, 세밀한 정보를 정확히 판독할 수 있는 저궤도 정찰위성 발사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김 차장은 "계획대로 2020년대 중후반까지 저궤도 군사정찰 위성을 다수 발사하면 이는 전작권 환수 및 보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대한민국 구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군사정보 능력 향상 외에도 이번 지침 개정이 우주산업 활성화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으리라 전망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주개발에 대한 국제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점에서, 한국 정부와 민간 기업도 발을 들여놓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차장은 "우주 데이터 활용, 발사체 개발 등에서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다"며 "한국판 뉴딜이 우주로 확장되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 주변국 견제 가능성…靑 "우리가 결정할 일, 당연히 위성 가져야"
일부에서는 이번 지침 개정에 대해 주변국의 반응을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의 저궤도 군사정보 정찰위성 개발에 속도가 붙고 군사 정보력이나 우주산업 분야의 힘이 강해지는 것에 대해 중국이나 일본 등에서 반발이나 견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차장은 "이는 국내 문제이며 우리가 결정하면 되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김 차장은 "주변국은 수십 개씩 정찰위성을 갖고 있는데 우리는 제로다.

우리도 당연히 가져야 한다"며 "그뿐 아니라 차세대 잠수함, 경항모 보유 등 (군사력 강화) 방향으로 계속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