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오세훈 서울시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 6일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 공동 성명을 통해 “탄핵이 아니라 책임총리가 이끄는 비상거국내각을 구성하자”고 제안한 지 1주일 만이다.이처럼 입장이 바뀐 데 대해 그는 “대외신인도가 추락했고 국민경제는 어려워지고 있어 경제 상황을 조속히 정상화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윤 대통령은) 탄핵소추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 결정은 당론으로 해야 한다”며 “당은 이런 국가적 사안 앞에서 하나여야 하고 분열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앞서 서울시 정무라인은 14일 예정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오 시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야 할지 격론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 정무라인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메시지를 낼지, 낸다면 어떤 방향으로 낼지 등을 놓고 참모들 간에 치열한 토론이 벌어졌다”며 “이를 모두 들은 오 시장이 최종적으로 입장을 정리해 온라인에 글을 올린 것”이라고 전했다.오 시장이 글을 올린 지 불과 30여 분 만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어 같은 의견을 밝힌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시 관계자는 “한 대표와 사전 교감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한 대표가) 공개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사실은 전날부터 정치권에서 어느 정도 알려져 있었다”며 “당내 중진이자 4선 서울시장으로서 현 시국에 대한 책임과 역할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게 오 시장의 생각”이라고 했다.당내 광역단체장 가운데 처음으
‘블랙핑크 리사가 사용하는 야돔 정체는?’ ‘코뚫려대마, 합법 수입된 비염 치료제.’겨울마다 찾아오는 불청객 비염으로 고생하던 20대 A씨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이런 광고를 보고 야돔(사진) 한 팩을 샀다. 가격도 4000원으로 써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태국산 호흡기 제품 야돔이 마치 코를 뚫는 의학적 효과가 있는 것처럼 유통돼 국내 20대와 30대 사이에서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일부 상품은 합법적 절차를 거친 대마 추출 물질을 넣었다고 교묘하게 선전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 등 국내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에서 태국산 야돔 제품이 널리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개당 3000~4000원꼴로 야돔뿐 아니라 아로마 흡입기, 스틱이라는 이름으로도 팔린다.야돔은 멘톨(박하)과 유칼립투스 오일 등을 넣어 만든 비강 흡입기다. 코에 꽂아 향을 들이마시는 방식이다. 사용자들은 이를 통해 코막힘이 일시적으로 해소되고 집중력도 향상된다고 설명한다. 만성 비염 환자로 야돔을 주기적으로 사용한다는 박모 씨(28)는 “코에 넣어 숨을 들이마시면 즉시 박하 향이 강하게 나 코가 뻥 뚫리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문제는 야돔이 의약품이나 의료기기가 아님에도 소비자는 의료적 효과를 기대하며 구매한다는 점이다. 야돔의 효과는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고, 제품 성분도 국내 검증 절차를 밟지 않았지만 일부 약국에서도 버젓이 팔리고 있다. 서울 교대역 인근 약국 약사 B씨는 “약국에서 의약품만 판매할 수 있는 건 아니어서 찾는 손님이 많아 들여놨다가 제조 성분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말에 최근 판매를 중단했다”고 했다.전문의약품처럼 효과
지난 11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교양관의 한 강의실. 노(老)교수가 들어서자 100명 넘는 학생이 일순간 조용해졌다. 강렬한 빨간색과 파란색이 교차한 사선 줄무늬 넥타이가 눈에 띄었다. “너무 마음에 안 드는 디자인을 오늘 일부러 꺼내 입었다”며 넥타이를 소개하자 좌중에서 웃음이 터졌다. 넥타이에는 존 스튜어트 밀, 존 로크, 토머스 홉스의 초상이 반복된 무늬가 있었다. 서양정치사상을 가르쳐온 교수를 위해 10여 년 전 제자들이 특별 제작해 선물한 넥타이였다.이날은 30여 년간 강단을 지킨 김병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사진)의 학부생 대상 ‘서양근대정치사상’ 마지막 강의였다. “무작정 진도를 나가기엔 시국이 엄중하다”며 그간 가르친 서양정치사상사를 총정리하는 강의를 1시간여 진행했다. 김 교수는 내년 1월 퇴임을 앞뒀다.김 교수는 1982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 영국 케임브리지대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시작해 모교에 몸담았다.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장, 한국정치사상학회장 등을 지내며 주로 강의와 학술 활동에 매진했다. 쉽지 않은 철학적 내용을 다룸에도 전공자뿐 아니라 타 과 수강생들에게도 ‘명강의’로 꼽힌다.김 교수는 요즘 으레 질문받을 법한 ‘계엄’이나 ‘탄핵’과 같은 단어는 단 한마디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다만 강의 시작 전 영국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한 쪽을 화면에 띄운 것으로 그 답을 대신한 듯했다. ‘그릇된 목표를 위해, 또는 관여해서는 안 될 일을 위해 권력을 휘두를 때 그 횡포는 다른 어떤 정치적 탄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