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온라인 중고차 매매 사이트의 판매상품 구입시 도민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이는 도가 허위매물을 올려놓은 것으로 의심되는 경기, 서울, 인천의 온라인 중고차 매매 사이트 31곳의 판매상품을 표본 조사한 결과 95%가 실제로 구입할 수 없는 허위매물인 것으로 나타나서다.


김지예 도 공정경제과장은 27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중고차 매매시장은 연간 220만~230만대, 약 27조원 규모로 완성차 판매량의 1.3배에 달하는 큰 시장”이라며 “그런데도 중고차 시장은 자동차를 허위로 등록하거나 싼 가격을 제시해 고객을 유도한 뒤 비싸게 판매하는 등 구매자와 판매자 간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가 만연하고 있다”고 조사 배경을 밝혔다.

이번 조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접수된 제보에 따라 지난 6월 5일부터 7월 24일까지 실시했다. 도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엔진을 통해 차량소재지, 사업자 정보, 차량 시세 등의 내용이 부실한 31개 사이트를 선정해 사이트 당 100대를 임의 추출한 뒤 자동차등록원부와 대조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서는 중고차판매자는 상사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한 후 상품용 중고차로 정식 등록하고, 상품이 판매된 후에는 해당 상품을 삭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도가 조사대상 사이트 차량 3096대를 조사한 결과, 중고자동차 상사명의로 소유권 이전 후 매매상품용으로 정식 등록된 차량은 150대(4.8%)에 불과했다. 나머지 2946대(95.2%)는 허위매물로 조사됐다.


유형별로는 ▲차량말소 71대 ▲번호변경 304대 ▲차량번호 조회 불가 24대 ▲명의 이전 완료 차량(판매완료 등) 2547대로 나타났다.

도는 이와 함께 자동차 명의이전이 완료된 지 1년 이상 지났는데도 인터넷 사이트 상에서 매물로 게시돼 있는 차량이 2390대(81.1%)에 이를 정도로 지속적으로 방치되고 있어 사실상 관리가 부재한 것을 확인했다.

총 조사대상 3096대의 판매가격과 주행거리를 살펴보면, 중고자동차 판매자가 게시한 판매가격은 평균 748만3000원 수준이나 실제 취득가액은 평균 2129만6000원으로 2.8배 비쌌다. 매몰로 나온 차량의 주행거리도 5899km였으나, 명의이전 당시 실제 주행거리는 2만8422km로 4.8배의 차이를 보였다.

도는 이처럼 허위매물을 주로 등록하는 사이트는 통신판매중개업자라는 명분으로 사이트상의 상품정보나 매매과정에 대해서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고지를 하고 있어 소비자에게만 부담을 가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부분 다른 사이트에 등록된 사진을 무단 복사해 매물로 게시하고 차량 가액을 매우 낮게 책정해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지예 도 공정경제 과장은 “허위매물을 게시하고 부당한 광고를 하는 것은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행위로 이를 위반한 중고차 판매 사이트 31곳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의뢰와 함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차단조치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는 소비자피해 예방을 위해 자동차365홈페이지 등에서 제공하는 실매물 검색 서비스 활용을 권장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