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1980년대 초 PC의 보급과 함께 플로피 디스켓이 대중화되었을 때 시장은 열광했다. 가벼워서 가지고 다닐 수 있으면서도 쉽게 수정할 수 있는 장점이 '혁신'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PC 제조 회사에 몰렸던 대규모 투자자금은 관성적으로 플로피 디스켓 회사로 옮겨갔다. 혁신 기업에 투자해 수익을 내려는 자금이었다. 하지만 30년도 채 되지 못해 150여개에 달하던 플로피 디스켓 회사들은 문을 닫았다. 혁신이 아닌 단순 유행에 불과했던 플로피 디스켓 저장 방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진정한 혁신은 무엇일까. 플로피 디스켓같은 단순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혁신을 가려낼 수 있는 방법을 1900년대 혁신의 요람 벨 연구소의 사례를 통해 알아본다.

선을 넘은 녀석들이 모인 곳, 벨 연구소 - 20세기 혁신을 책임지다

1925년 1월 1일에 정식 출범한 벨 연구소는 20세기 혁신의 요람으로 불린다. 수많은 혁신 기술들을 세상에 선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트랜지스터의 발명은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기에 충분했다. 빌 게이츠가 “내가 시간여행을 한다면 1947년 12월의 벨 연구소를 가장 먼저 들를 것이다”이라고 언급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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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지스터는 전류나 전압의 흐름을 증폭시키거나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 소자다. 전자 기기가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트랜지스터는 필수다. 집안의 모든 가전기기에 전원 스위치가 없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기존엔 이 역할을 진공관이 담당했다. 그러나 진공관은 부피가 크고, 발열과 전력 소모가 심했다. 없어선 안될 부품이었으나 동시에 전자 기기의 소형화,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것이다. 진공관을 단점을 모두 보완한 부품이 바로 트랜지스터다. 트랜지스터가 세상에 나오고 나서야 비로소 인류는 전자 기기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트랜지스터뿐만 아니라 태양전지, 무선 통신 기술, 레이더, 인공위성, 레이저, 유닉스, C언어 등과 같은 역사적인 발명품들 대부분이 벨 연구소에서 나왔다. 1962년 벨 연구소는 세계 최초의 능동 위성인 텔스타 발사에 성공했다. 텔스타를 통해 영국에서 생중계되는 TV쇼가 대서양을 건너 미국 전역에 실시간으로 방영되었다. 인류가 위성 통신의 시대로 진입하는 순간이었다.

벨 연구소 이야기에서 찾은 혁신 구별법

혁신 테마에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시도가 산업 혁명으로 이어질 혁신인지, 혹은 단순히 유행하고 사라질 기술에 불과한지 구별하는 능력이다. 따라서 혁신의 속성과 발전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관점에서 벨 연구소 이야기는 혁신을 탐구하기 위한 최고의 교과서다. 20세기 인류의 기술 발전을 책임지는 과정에서 정립되 혁신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벨 연구소의 역대 회장 중 최고로 손꼽히는 마빈 켈리의 혁신 구별법을 살펴보자.

진실로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건, 조만간 또 다른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거라는 것을 의미한다.’

발명은 발명을 부른다. 전화의 발명이 교환 및 송수신 분야의 셀 수 없는 발명을 불러온 것과 마찬가지다. 지엽적인 개선을 목적으로 한 기술은 혁신이라 보기 어렵다. 1980년대 초 인류는 PC 혁명을 마주했다. 동시에 PC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단순 유행 기술도 목격했다. 바로 플로피 디스켓이다. PC 제조 회사에 투입된 대규모 투자자금은 관성적으로 플로피 디스켓 회사들로 유입됐다. 단순 유행에 불과했던 플로피 디스켓 저장 방식이 사라지면서 150여개에 달하던 회사들이 문을 닫았다.

발명의 기준은 더 좋거나 더 싸거나 둘 다거나 해야지요.’

벨 연구소에서 태양전지를 세상에 내놓을 당시 태양전지에 몰린 세상의 관심은 대단했다. 켈리는 당시를 회고하면서 태양전지를 ‘기술적으로는 대성공이었지만 경제적으로는 대실패’라고 표현했다. 태양전지 구입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처럼 기술적으로는 뛰어난 쾌거지만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발명을 가리켜 ‘문제를 일으키는 해결책을 발견했다’고 표현하곤 했다.

혁신은 시기를 잘 맞춰야 일어납니다.’

위성 통신의 시대를 연 텔스타는 단순히 발명품 하나가 아니라 지난 25년간 벨 연구소에서 개발한 16가지 신기술이 합쳐진 결과물이었다. 중요한 건 텔스타에 접목된 기술 중에 위성을 우주에 쏘아 보내려고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단지 통신 기술의 개선을 위해 고안한 새로운 시도들이 시대의 부름을 받아 쓰임새를 얻게 된 것일 뿐이다.

이기는 혁신 투자는 간단하면서도 어렵다. 혁신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서 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벨 연구소의 혁신 구별법을 통해 혁신과 유행을 구별해보자. 혁신을 잘 구별해냈다면, 이후 투자해야 할 ETF는 자연스럽게 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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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태동하는 혁신 테마 – 원격 의료

정보통신기술(ICT)의 지속적인 발전과 코로나 팬데믹이 맞물리면서 인류는 언택트의 시대를 맞았다. 비대면을 기반으로 한 생활 방식은 일상으로 자리잡았고, 신기술에 매료된 사람들은 혁신 기업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따라 혁신 기업들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혁신 테마 ETF 인기도 뜨겁다. 다양한 테마 ETF를 활용하면 혁신을 마주하고서도 투자 기회를 놓치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다.

지난달 25일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 및 상담 서비스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산업융합 샌드박스(규제 특례)를 통해 임시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원격 의료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 생체 및 개인 정보의 오남용 가능성, 기존 의료시스템의 붕괴 가능성을 이유로 대한의사협회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의 원격 의료 산업은 어떤 모습일까. 미국과 중국 모두 인구 대비 의사가 부족하다. 국가 면적이 넓어 환자들이 의사를 만나기도 어렵다. 미국은 의료비도 비싸다. 두 나라는 이러한 문제의 해법을 원격 의료에서 찾고 있다. 관련 제도 정비와 산업 육성에 한창이다. 2015년에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미국의 텔레닥은 미국 원격 의료 산업을 대표하는 회사다. 3600만명이 넘는 유료 회원을 확보해 시장점유율이 70%에 달한다. 중국은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대형 플랫폼 기업이 원격의료 시장에 진출해있다.

언택트가 주도하는 세상에서 의료 산업의 원격화는 필연적이다. 의료 산업 전체를 재편할 정도로 강력한 혁신 테마다. 한국에서만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았을 뿐이다. 원격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기에 투자하는 ETF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오는 30일에는 글로벌 ETF 운용사인 글로벌X에서 '텔레메디슨&디지털헬스케어 ETF(티커코드 EDOC)를 내놓을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주코노미TV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획=주코노미, TIGER ETF
총괄=조성근 디지털라이브부장
글·출연=이용재 미래에셋자산운용 선임연구원
진행=나수지 기자
촬영·편집=김인별 PD
제작=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