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 67년 맞아…탈북민 월북 추정 사건에 분위기 '뒤숭숭'
시민단체, 김포·강화 접경지 한강하구서 '평화의 배' 행사
올해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정전협정일인 27일 시민사회단체들이 한강하구 일대에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의 배' 순례 행사를 개최한다.

2020한강하구평화의배띄우기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이날 오전 인천시청에서 평화순례단 발대식을 열고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오후에는 김포 한강하구·강화도 전쟁박물관·교동도 등지를 차례로 방문한다.

조직위는 발대식에서 "정전협정 제1조 제5항에는 한강하구가 중립수역으로 민간선박은 항행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지만, 한강하구 중립수역은 굳게 닫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는 한강하구가 중립수역임을 널리 알리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염원하는 시민행동"이라며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인 올해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강하구 중립수역은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만우리 인근에서 강화군 서도면 볼음도 인근까지 약 67㎞ 구간이다.

정전협정 제1조 제5항은 '한강하구 수역은 남북한의 민간선박이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다'고 규정했지만,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허가 없이는 민간선박이 출입할 수 없다.

시민단체, 김포·강화 접경지 한강하구서 '평화의 배' 행사
이날 행사 참가자 70여명은 버스 3대에 나눠 타고 '평화의 배'를 실은 트럭과 함께 육로로 한강하구 일대를 돌며 각 방문지에서 평화선언문을 낭독한다.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는 2005년 시작돼 2008년 제4회 행사를 마지막으로 중단된 뒤 10년 만인 2018년 재개됐다.

참가자들은 지난해까지 선박을 빌려 교동도에서 북방 어로한계선까지 운항한 뒤 돌아오는 배 띄우기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실제 배를 띄우는 행사를 하지 않는다.

조직위는 이날 교동도 월선포구에서 개최하려던 평화음악회도 취소했다.

강화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위해 교동도 일대를 집합금지 지역으로 지정한 데다,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행사에 부정적인 주민 여론을 고려한 조치다.

북한과 인접한 강화도와 김포 주민들은 전날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전해진 탈북민 월북 사건으로 남북 간 긴장이 높아진 상태에서 자칫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행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최근 대북전단 살포 문제 등으로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 양측 모두를 자극할 소지가 있는 행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애초 행사 취지인 한반도 평화 정착 기원에 초점을 맞춰 순례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