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은주 충북 괴산군 희망복지팀장은 "취약계층의 생활불편을 해결해주는 출동반장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벌이는 희망 나눔활동으로, 행정기관이 주도하는 저소득층 지원사업과는 결이 다르다"고 말했다.
석 팀장은 27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지붕에서 비가 새거나 하수구가 막혀도 노인이나 저소득 가정은 손볼 엄두를 못 낸다"며 "가장 기본이 되는 주거 환경이 망가져도 속수무책인 취약계층을 실질적으로 돕는 방법을 찾다가 출동반장제를 구상했다"고 덧붙였다.
전문 기술자들이 자원봉사로 생활불편 민원현장을 찾아가 해결해주고 여기에 드는 비용은 '희망나눔 1인 1계좌 갖기운동'의 성금으로 처리하는 출동반장제는 취약계층 가정을 방문, 애로사항을 살피는 통합 사례 관리사들의 건의에서 출발했다.
홀로 사는 90대 노인이 보일러가 고장 난 냉방에서 추운 겨울을 지내거나 낡은 지붕에서 방 안으로 떨어지는 빗물을 세숫대야로 받으면서 생활하는 저소득 가정이 있더라는 관리사들의 얘기는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석 팀장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기초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지원금을 주고, 다양한 돌봄사업을 벌이지만 취약계층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게 진정한 사회안전망 구축 아니겠느냐"며 "출동반장은 이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만능 해결사"라고 평가했다.
출동 반장들이 해결할 수 없는 규모 큰 공사는 충북공동모금회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한다.
지난해 1월 연풍면 70대 노인이 파손된 집수리를 원했는데 워낙 낡아 손을 댈 수가 없었다.
괴산군은 충북공동모금회에 사정을 알려 300만원을 지원받고 자원봉사자들의 재능기부로 이 노인의 집을 리모델링했다.
석 팀장은 "흔쾌히 재능기부에 나선 출동반장들, 이 제도 시행의 원천인 성금 기부자들이 힘을 합쳐 소외계층을 보살피는 주민 주도의 사회안전망이 구축됐다"며 "선진적인 나눔과 복지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주민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눔과 기부문화가 더 확산해야 한다고 믿는다.
석 팀장은 "진정한 복지사회는 관(官)이 아니라 주민 스스로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데서 출발한다"며 "주민이 호응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해 더욱더 단단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