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태화강 철새 생태원에 설치된 CCTV로 관찰 성공
울산 태화강 왜가리, 부화부터 둥지 떠나기까지 전 과정 포착
울산 태화강에서 왜가리 2마리가 부화해 67일 만에 둥지를 떠나기까지 전 과정이 카메라를 통해 처음으로 관찰됐다.

24일 울산시는 태화강 철새 생태원 내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매년 백로 번식 과정을 관찰하던 중 올해 처음으로 왜가리 새끼의 부화에서 이소(離巢·새의 새끼가 자라 둥지를 떠나는 일)까지 전 과정을 영상으로 담았다고 밝혔다.

시는 태화강을 가장 먼저 찾는 왜가리의 짝짓기와 둥지 만들기, 산란, 부화, 육추(育雛·알에서 깐 새끼를 키움) 과정을 살피기 위해 2월 26일부터 시도했으나 몇 차례 실패했다.

그러던 중 4월 28일 알 2개를 산란한 왜가리 한 쌍의 둥지를 발견해 관찰을 시작했다.

울산 태화강 왜가리, 부화부터 둥지 떠나기까지 전 과정 포착
시 관찰에 따르면 왜가리 암컷과 수컷이 교대로 알을 품어 5월 8일 오전 6시 55분께 첫 번째 알이 부화했다.

10여분 뒤 암컷이 다시 알을 품어 7시 47분께 두 번째 알이 부화했다.

왜가리는 산란 후 25일에서 28일경 부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4월 2일에서 4일 사이에 알을 낳은 것으로 추정됐다.

울산 태화강 왜가리, 부화부터 둥지 떠나기까지 전 과정 포착
이후 왜가리 암컷은 알껍데기를 버리고, 오전 8시 37분께 첫 먹이로 작은 물고기(망둑 종류로 추정)를 먹이기 시작했다.

새끼들이 부리로 먹이를 자르지 못하자 어미가 잡아주기도 했다.

왜가리 암수는 새끼 돌보기와 먹이 활동을 교대로 했으며, 수컷이 물어온 나뭇가지로 암컷이 지속해서 둥지 보수를 했다.

새끼는 부화한 지 4주가 지나면서 부리와 날개, 다리가 어미 새만큼 성장했다.

먹이를 먹는 간격이 짧아지고 먹이인 물고기도 커졌다.

먹이를 빨리 달라며 부리로 어미 새 부리를 물고 늘어지거나 형제끼리 먹이를 두고 양쪽에서 무는 등 경쟁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울산 태화강 왜가리, 부화부터 둥지 떠나기까지 전 과정 포착
새끼들은 둥지를 떠날 때가 다가오면서 날개를 펼치거나 높은 곳으로 이동해 날갯짓을 연습했다.

7월 6일 이후 첫 번째 새끼 왜가리는 낮 동안 다른 곳으로 갔다가 밤에 둥지를 찾아왔다.

어미 새는 하루에 한 번 정도 먹이를 주러 둥지를 찾았다.

7월 10일 이후 첫 번째 새끼 왜가리는 둥지로 돌아오지 않았다.

두 번째 새끼 왜가리도 부화한 지 67일 만인 13일 오전 10시 2분께 둥지를 떠나 돌아오지 않았다.

울산 태화강 왜가리, 부화부터 둥지 떠나기까지 전 과정 포착
왜가리는 왜가릿과의 가장 큰 종이며 몸길이 90∼100㎝로 중대백로보다 크고 대백로보다 작다.

먹이는 어류, 개구리, 뱀, 들쥐, 새우, 곤충, 작은 새 등이다.

2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3∼5개의 알을 낳고 25∼28일 동안 품은 뒤 새끼가 부화한다.

새끼는 보통 50∼55일 이후 이소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번에는 이 기간을 넘겨 떠났다.

시 관계자는 "태화강 대숲을 찾아 번식하는 백로류에 대해 지속해서 관찰을 이어가고, 관찰한 자료를 교육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태화강 대숲에는 7종 8천여 마리의 백로류가 찾아오고 있어 '동아시아 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 파트너십'(EAAFP) 등재 가능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