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임대인이 비용 들여 형성한 상권에서 임차인 영업"
대규모 점포는 권리금 보호 대상서 제외 '합헌'
임대인이 비용을 들여 상권을 형성한 대규모 점포는 임차인이 권리금을 보장받을 수 있는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한 법 조항이 헌법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점포 임차인 A씨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 보장과 그 예외를 정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10조의 5 등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임대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난 뒤 점포를 비워달라며 소송을 제기하자 자신의 권리금 계약 기회를 보장하지 않았다며 임대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그러면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대규모 점포 임차인의 권리금 계약 기회를 보장하지 않아 재산권과 평등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 심판도 청구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10조의 4는 임대인은 임차인이 권리금 계약을 통해 새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받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같은 법 10조의 5에서 예외를 정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대규모 점포 또는 준대규모 점포의 일부인 경우'다.

헌재는 대규모 점포는 일반적으로 임대인이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들여 상권을 형성하고 그렇게 형성된 지명도를 이용해 임차인이 영업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헌재는 "대규모 점포의 특성을 고려해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 규정을 적용하면서 임대인 지위와의 조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A씨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