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개인 투자 애로 해결에 최선"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사진)은 21일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이 비운 자리를 메우며 어려운 시기 주식시장을 떠받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주식과 펀드에 대한 과세, 공매도 등 개인들의 요구가 많은 시장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관계기관 합동으로 열린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 자리에서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주식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개인투자자 참여가 확대됐다는 점”이라며 “정부는 개인투자자들이 건전하게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향후 변동성에 대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당초 금융위는 이른바 ‘동학개미 운동’으로 불리는 개인들의 주식투자 열풍에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손 부위원장은 지난 4월 “단순히 과거보다 주가가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투자에 뛰어드는 ‘묻지마식 투자’는 자제해 달라”며 동학개미들에 경고하기도 했다.

금융위의 태도가 확 바뀐 건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개인투자자에 대한 응원’을 당부한 것과 맥이 닿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주식 양도세 과세 확대를 골자로 한 기획재정부의 금융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주식시장을 위축시키거나 개인투자자들의 의욕을 꺾는 방식이 아니어야 한다”며 “어려운 시기에 주식시장을 떠받쳐 온 개인투자자를 응원하고 주식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목적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앞으로 개인들이 주식투자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데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식과 펀드를 포함한 금융세제 전반은 물론, 공매도 등 개인들의 개선 요구가 많은 시장제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매도와 관련해 손 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한시적 공매도 금지가 종료되는) 9월까지는 시간이 남았고 계속 의견을 듣는 과정이어서 아직 금융위 입장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업공개(IPO) 제도 개편에 나설 뜻도 내비쳤다. 손 부위원장은 “혁신기업들이 증시에 보다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상장심사 기준을 미래 성장성 위주로 개편하겠다”며 “증권사가 전문성·책임성을 바탕으로 IPO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상장·인수 제도를 지속적으로 정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기업의 성장성에 대한 시장 평가가 반영된 시가총액 기준만 충족해도 증시 상장이 가능하도록 IPO 제도를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