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도내 가능한 검사 인력 총동원"
"코로나19 증상에도 여행…제주도, 지역 학교 등교 중지"
해열제를 복용해가며 5박6일간 제주여행을 한 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광진구 20번 확진자 A씨와 관련된 제주도내 2차 감염자가 4명으로 증가해 지역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17일 제주도는 광진구 20번 확진자인 70대 여성 A씨와 접촉했던 찻집 '정다운사랑방' 관련자 제주도민 1명이 이날 새벽 4시30분께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앞서 전날 오후 7시에도 A씨의 제주 거주 가족 2명과 A씨를 응대했던 제주시 한림읍 해빈사우나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현재까지 파악된 광진구 20번 확진자의 접촉자 20명 가운데 4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또 13명은 음성이며 나머지 3명은 검사 예정이다. 보건당국은 이번에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확진자에 대해 심층 역학 조사를 진행한 후 결과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도는 A씨가 제주여행 당시 주된 거처였던 제주시 한림읍에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역자원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A씨가 코로나19 증상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해열제를 복용하며 제주를 여행한 사실이 확인된데다 접촉자 4명이 동시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지역사회 확산이 우려되면서다.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A씨는 지난 9일 오후 3시 30분께 항공편으로 입도한 뒤 14일 오전 11시 40분 제주를 떠날 때까지 5박6일간 제주에 머물렀다.
9일 입도 직후 A씨는 오후 3시 30분경 마중 나온 가족과 함께 사랑방다방을 방문한 뒤 귀가했고 10~12일 A씨는 오전 7시부터 오전 9시까지 가족과 해빈사우나를 방문한 후 사랑방다방을 들린 뒤 귀가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3일간의 동선은 동일하며, 이외 별도의 외출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출도 전날인 13일에도 A씨는 가족과 함께 오전 6시30분부터 오전 8시30분까지 해빈사우나를 방문한 뒤 사랑방다방을 찾았다. 또 오후 6시30분부터 오후 8시5분까지 흑돈본가에 머물렀다.
현장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밝혀진 동선에서 A씨는 가족의 차량을 이용해 이동했지만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11일부터 오한과 기침증상이 나타났고, 13일 가족이 사다준 해열제를 복용했다"고 밝혔다.
A씨는 15일 오후 4시50분께 광진구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16일 오전 8시께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도는 우선 해당 장소를 다녀간 방문객의 경우 코로나19 증상 발현 여부와 관계 없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도록 했다.
이에 따라 16일 오후 9시 기준 현재 제주시 한림읍에서는 제주시 서부보건소 선별진료소를 통해 이미 100명이 넘는 주민들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은 상태다.
도는 앞으로 검사 수요가 폭증할 수도 있다고 보고 제주시 한림읍 종합경기장에 도보 이동형 이른바 워킹 스루(도보이동형)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있다.
특히 도는 도교육청과 협의해 제주시 한림읍 내 유치원 5곳과 초등학교 5곳, 중·고등학교 4곳 등 모든 학교에 대해 17일 하루 동안 등원·등교를 중지하고 원격수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돌봄교실과 방과 후 학교도 중단하기로 했다.
도와 도교육청은 제주시 한림읍 내 학원에 대해서도 운영 중단을 권고하기로 했다. 학생들에게는 PC방, 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 금지도 강력 권고했다.
추후 20일 등교수업 재개 여부 등은 주말인 19일에 결정해 각 가정에 안내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도는 제주시 한림읍에 노약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취약계층에 대한 현장점검과 함께 감염병 취약집단에 대한 집중보호체계도 가동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추가 확진자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 제주대학교병원 41병동, 서귀포의료원 48병상을 추가로 확보한 상태"라며 "생활치료센터 2곳의 개소 준비와 도내 격리시설 가동 규모도 논의가 완료됐다"고 했다.
이어 "제주시 한림읍 일대 단계별 검사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도 보건환경연구원과 도 동물위생시험소 등 도내 가능한 검사 인력을 총동원하는 등의 방역 대책도 수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