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미국 주택시장 '거품 붕괴'에 베팅해 큰 돈 벌어…월가의 괴짜들은 '코로나 위기' 어떻게 볼까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시네마노믹스

    (15) 빅쇼트
    미국 주택시장 '거품 붕괴'에 베팅해 큰 돈 벌어…월가의 괴짜들은 '코로나 위기' 어떻게 볼까
    “주택시장 붕괴에 쇼트하고 싶어요.”

    글로벌 금융위기를 한참 앞둔 2005년 어느 날 마이클 버리 박사(크리스천 베일 분)는 투자자에게 전화를 걸어 대뜸 이렇게 말한다. 마이클은 월가의 투자은행들을 찾아 모기지 채권의 ‘신용부도스와프(CDS)’를 사겠다고 제안한다. CDS는 기업이나 국가의 파산 위험 자체를 사고팔 수 있도록 한 파생금융상품이다. 실제로 파산하면 보상받을 수 있는 일종의 보험과도 같다.

    “버블은 꺼진다”

    영화 ‘빅쇼트’는 2008년 세계 경제를 금융위기로 몰아간 일명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을 각색했다. 2016년 개봉 당시 국내에서는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큰 흥행과 함께 제88회 아카데미상 각색상을 받기도 했다.

    ‘쇼트’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미리 매도하는 것을 의미하는 주식 용어다. 주가가 떨어진 뒤 싼 가격에 다시 되사 갚아 차익을 내는 기법이다. 시세가 오를 거라고 판단해 매수하는 ‘롱’과는 반대다. 영화 제목 ‘빅쇼트’는 말 그대로 하락장에 ‘크게’ 베팅한다는 뜻이다.

    영화는 2005년 금융위기가 벌어지기 전 견고할 것만 같았던 미국 주택시장이 붕괴될 거라는 마이클의 예측으로 시작한다. 마이클이 쇼트한다는 소식은 자레드 베넷(라이언 고슬링 분)의 귀에도 들어간다. 자레드는 마크 바움(스티브 카렐 분)의 헤지펀드사를 찾아 주택시장 폭락에 ‘투자’를 권유한다.

    개 이름으로 받은 대출, 6채 주택을 빚으로 산 스트리퍼

    마크와 동료들은 자레드의 말에 반신반의하며 실제로 주택시장 거품이 있는지를 찾아보기로 한다. 이들이 방문한 100여 채가 넘는 주택단지에 사는 사람은 고작 네 명. 90일 이상 연체된 대출은 알고 보니 개 이름으로 돼 있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은 저신용자를 찾아간 스트립클럽은 더 충격적이었다. 스트리퍼는 주택 하나당 여러 개의 대출을 끼고 무려 여섯 채를 갖고 있었다.

    이른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마크가 만난 스트리퍼처럼 부채 상환 능력이 없는 ‘서브프라임’ 등급의 사람들에게 마구잡이로 대출해준 것이 뇌관이 됐다. 미국의 주담대는 프라임, 알트-A, 서브프라임 등 3등급으로 구분된다. 서브프라임의 신용도가 낮다 보니 대출 금리는 프라임보다 연 2~4%포인트 정도 높다. 2002년 말 3.4%에 불과했던 서브프라임 등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말 13.7%까지 치솟는다.

    거품은 터지기 마련이다. 2004년부터 미국 기준금리가 올라가며 서브프라임 금리도 올라갔다. 변동금리로 돈을 빌린 저소득층 차입자들은 내야 할 이자가 크게 늘자 원리금도 제대로 갚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현실 경제에서 사람은 항상 ‘합리적’이지는 않다

    주택시장 거품이 꺼지기 일보 직전의 상황에서 마크는 미국증권화포럼을 찾는다. 그곳에서 “모기지(부동산담보대출)는 여전히 우리 경제의 근간이 되고 있다”고 외치는 연설을 듣게 된다. “서브프라임 손실이 5%에 그치는 게 얼마나 가능하냐”는 질문에 연설자는 웃으며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답한다. 대답이 끝나자마자 마크는 가능성은 ‘제로(0)’라고 외치며 연설장을 박차고 나간다.

    제이미(핀 위트록 분)와 찰리(존 마가로 분)는 한때 대형 투자은행에서 일했던 벤 리커트(브래드 피트 분)의 도움을 받아 주택시장 하락에 쇼트를 취한다. 아무도 예상하지 않던 ‘우량’ AA등급 채권까지 폭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베팅한다. 일생일대의 거래에 성공한 제이미와 찰리가 기쁨을 감추지 못하자 평생 돈만 밝히는 은행에 환멸을 느꼈던 벤은 소리친다. “만약 우리가 맞다면 사람들은 집도 잃고 직장도 잃고 은퇴 자금도 잃어. 너희들은 실업률이 1% 증가하면 4만 명이 죽는다는 건 알아?”

    그때의 신호는 지금도 유효한가

    미국 주택시장 '거품 붕괴'에 베팅해 큰 돈 벌어…월가의 괴짜들은 '코로나 위기' 어떻게 볼까
    결국 시장의 징후를 파악한 이들의 말이 맞아떨어졌다. 금융회사들은 비우량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CDO(부채담보부증권)를 만들고, 이를 담보로 CDO-1, CDO-2, CDO-3를 만드는 식으로 파생상품을 무한정 찍어냈다. 수천 개의 부실 대출로 만들어진 CDO에 투자한 대형 금융회사들은 주택 가격이 폭락하며 대출금 상환이 안 되자 결국 줄줄이 파산한다. 미국 경제는 유례없는 위기를 맞았고 세계 경제가 휘청거렸다.

    경기가 침체되자 미국은 경기 부양책으로 양적완화에 나섰다. 양적완화란 중앙은행이 통화를 시중에 직접 공급해 경기를 부양하는 통화정책을 말한다. 화폐 공급이 늘어나면 재화와 서비스의 수요도 증가해 경기 부양 효과를 낸다. <그래프>에서 화폐 공급곡선이 MS1에서 MS2로 이동하면(화폐 공급량이 늘면) 균형이자율은 r1에서 r2로 하락한다. 이자율이 하락하면 주어진 물가 수준에서 재화와 서비스의 수요는 늘어난다. 많은 나라가 코로나19 사태로 긴급지원금을 지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영화는 가슴 아픈 메시지를 던지며 마무리된다. “상황이 진정되기까지 연금, 퇴직금, 예금, 채권 등 5조달러 이상이 증발했다. 800만 명이 일자리를 잃고 600만 명이 집을 잃었다. 미국에서만 말이다.”

    송영찬 한국경제신문 기자 0full@hankyung.com

    NIE 포인트

    ① 세계경제가 휘청거렸던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위기 등의 발생원인과 각국의 대응, 세계경제에 미친 영향은 각각 어떠한가.

    ②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실제가치보다 오르는 거품경제(bubble economy)가 발생하는 이유와 그 급격한 붕괴를 막는 방안은 무엇일까.

    ③ 주식·부동산 가격의 폭락으로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미리 하락에 베팅해(쇼트 포지션) 큰 수익을 얻은 이들이 있다면 그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

    ADVERTISEMENT

    1. 1

      상용근로자 작년 임금총액 5000만원 넘어

      지난해 국내 상용근로자(고용 기간 1년 이상)의 연 임금 총액 평균이 5000만원을 넘어섰다. 2011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이다. 반면 같은 기간 이들의 소정실근로시간(근로자와 사용자가 정한 근로시간 중 실제 근로한 시간)은 약 10.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경영자총협회가 22일 발표한 ‘2025년 사업체 임금인상 특징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용근로자의 연 임금 총액 평균은 전년(4916만원)보다 약 2.9% 늘어난 5061만원이었다. 연 임금 총액은 정액 급여와 특별급여를 합한 금액이다. 2011~2025년 상용근로자의 연간 임금 총액 누적 인상률은 58.9%였다.시간당 임금은 2만7518원으로 전년(2만6509원)보다 3.8%가량 올랐다. 2011년 1만5483원에서 누적 77.7%가량 상승했다. 경총은 임금 하락 없이 소정실근로시간이 줄어들어 연 임금보다 시간당 임금이 더 빠르게 올랐다고 해석했다.실제 상용근로자의 연간 소정실근로시간은 2011년 2057시간에서 2025년 1839시간으로 10.6%가량 줄어들었다.기업 규모별로는 지난해 300인 이상 사업체 상용근로자가 1년간 받은 임금은 평균 7306만원이었다. 300인 미만 사업체 상용근로자는 같은 시기 4538만원을 벌었다.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임금 수준은 61.4%였다. 2020년(64.2%)보다 3%포인트 내려갔다.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직무와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를 확산하고 근로시간 유연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여야만 고령자 계속 고용과 근로시간 단축 같은 과제를 부작용 없이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정상원 기자

    2. 2

      서브프라임 데자뷔…'AI 빚투'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사모대출

      2007년 8월 프랑스 투자은행(IB) BNP파리바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채권에 투자한 펀드 3개의 환매를 중단했다. 저신용 고위험 모기지 상품에 투자한 뒤 연체가 심해지자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에 대응하지 못하게 됐다. 1년 뒤 이 사건은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본격화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작점으로 평가됐다.최근 환매 중단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상기시키는 사모대출은 아이러니하게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산물이다. 금융위기 후 은행 규제가 강화되는 과정에서 자금조달 수요가 은행 밖으로 이동한 결과다. ◇급성장한 그림자금융2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사모대출 규모는 2조3000억달러 수준으로 파악된다. 2010년 3800억달러 규모로 ‘틈새시장’ 정도로 여겨진 사모대출은 약 15년 사이 여섯 배가량으로 불어났다.사모대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결제은행(BIS)이 바젤3 규제 등을 통해 은행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성장했다. 은행은 비우량 기업에 대출할 경우 자기자본을 더 쌓아야 하는 등 제약이 많지만 사적 영역에서 이뤄지는 사모대출은 이런 규제를 받지 않는다. 최근 사모대출이 급증한 것은 인공지능(AI) 분야 투자가 확대된 영향이 크다. UBS는 사모대출 포트폴리오의 약 25%가 AI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환매 요구 급증규제 바깥에서 몸집을 불려온 사모대출 운용사들은 최근 위기의 진원지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4분기 블루아울이 기술주 특화 비상장 투자집합기구에서 15.4%의 환매를 진행했고, 지난 3일 블랙스톤은 7.9%의 환매 요청

    3. 3

      이란 전쟁 여파 반도체까지 뻗나…삼성·SK '초비상'

      이란 전쟁 여파가 글로벌 산업계를 덮치면서 헬륨에 이어 반도체 필수 소재인 텅스텐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중국산 텅스텐옥사이드 가격은 ㎏당 227.47달러를 기록했다.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말(183.06달러)과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24% 이상 급등한 수치다.텅스텐은 반도체 내부의 미세 회로를 구성하는 필수 소재이기도 하다.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력 제품인 낸드플래시 공정에서 육불화텅스텐(WF6) 가스 형태로 대량 소비된다.가격 폭등의 일차적 원인은 전쟁에 따른 군수 수요 급증이 꼽힌다. 밀도가 높고 경도가 강한 텅스텐은 미사일, 총알 탄두, 장갑차용 관통탄의 핵심 소재다. 전쟁이 격화하자 반도체 공정으로 가야 할 텅스텐 원료가 무기 제조 공정으로 쓰이면서 공급 부족을 심화시키고 있다. 세계 공급량의 80% 이상을 장악한 중국이 지난해부터 텅스텐을 전략 자산화하고 수출 허가제를 시행하는 점도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텅스텐 공급 불안은 반도체업계에 비용 상승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재업계 관계자는 “2분기 육불화텅스텐 공급가를 전 분기 대비 최대 두 배, 금속 박막용 텅스텐 타깃 제품군은 세 배 가까이 올리겠다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정 소재 하나만 없어도 칩 완성이 불가능한 반도체 제조 특성상 수급난이 장기화하면 생산 라인 중단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은 대체 거래처를 확보하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산 원료 의존도가 높은 SK머티리얼즈, 후성 등 소재 전문 기업 역시 원료 다변화에 총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