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금리, 변동성 줄 재료 '코로나19'
연내 추가 인하 없을 듯…저금리기조·부동산상황 지켜보자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전날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0.5%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시장 예상과 부합하는 결과다. 앞서 학계·연구기관·채권시장 전문가들은 '금통위원 만장일치 기준금리 동결'을 점쳤다.올해는 더 이상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가 실효 하한에 근접했고 부동산 가격 등 금융 안정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효 하한은 통화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선이 어느 정도인지를 뜻한다. 금리의 정확한 실효 하한을 딱 짚기는 어렵지만, 시장에서는 현 금리수준이 실효 하한에 근접했다고 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전날 "기준금리가 실효 하한 수준에 근접했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경기 부진이 심화되면 추가 완화 조치와 함께 금리 이외의 정책 수단을 적절히 사용해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과의 공조를 위해서 금리를 동결했다는 분석도 있다. 통상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시중에 자금이 풀리고, 이는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 부동산 가격을 높이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 총재 역시 집값 상승에 우려를 나타내는 발언을 했다. 그는 "가계대출은 증가 규모가 전월에 비해 크게 확대됐으며 주택 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오름세가 확대됐다"라고 했다.
시장금리 박스권 전망…"모멘텀 없어"
시장금리는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보이고 있다.국고채 통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채 3년물 금리는 지난 5월 0.8%대에 들어선 이후 두 달째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8일 0.9%대로 잠깐 올라서긴 했지만 이튿날 바로 하락했다. 국채 5년물의 경우 1.1%대에서, 국내 10년물은 1.3~1.4% 수준을 오가고 있다.
시장 전문가는 채권금리가 박스권에 갇혀있는 것에 대해 마땅한 동력(모멘텀)이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약 두 달 동안 큰 움직임 없이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황"이라며 "금리에 변동을 줄만한 모멘텀이 없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앞으로도 큰 변동 없이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시장 상황에 영향을 줄 이벤트는 코로나19로 지목됐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해 경기에 악영향을 주게 되면 채권금리를 하락시키겠지만(채권 가격 상승), 반대로 치료제가 개발되면 채권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