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백업 골리…승부차기 선방으로 팀에 FA컵 8강 티켓 안겨
김영광에 도전장 내민 성남 새내기 GK 전종혁 '내일은 넘버원!'
프로축구 성남FC의 새내기 골키퍼 전종혁(24)이 국가대표 출신 대선배 김영광(37)에게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종혁은 15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대구FC와의 2020 하나은행 FA컵 4라운드(16강) 경기에 선발 출전해 끝까지 성남 골문을 지켰다.

1-1로 우열을 가리지 못한 채 맞은 승부차기에서 슈팅 2개를 막아내 성남에 승리를 안겼다.

우승 후보인 전북 현대와의 지난 주말 정규리그 경기에서 값진 무승부(2-2)에 한몫하더니 이번에는 결정적인 선방으로 팀을 FA컵 8강에 올려놨다.

성남의 주전 골키퍼인 김영광이 위기감을 느낄 법하다.

성남 유스 풍생고 출신으로 연세대를 거쳐 2018시즌 성남에서 프로로 데뷔한 전종혁은 3시즌째 백업 골키퍼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시즌 주전이던 김동준이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이적하면서 붙박이로 도약하나 싶었으나 김영광이 성남에 입단하면서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시즌 초 성남의 4경기 무패 돌풍과 함께 김영광의 프로 통산 500경기 출전 기록이 주목받을 때, 전종혁은 입맛을 다셔야 했다.

김영광에 도전장 내민 성남 새내기 GK 전종혁 '내일은 넘버원!'
전종혁은 "(김)영광이 형 밑에서 뒤처지는 느낌이었다.

내가 잊히는 듯한 느낌이 싫었다"면서 "그래서 더 노력하고 스스로 기운을 북돋우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전북전에서 선방도 있었지만, 2골을 내줬기에 더는 선발로 출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도 홀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남일 감독은 묵묵히 기다려온 전종혁에게 또 기회를 줬고, 그는 멋지게 임무를 완수했다.

경기 뒤 김 감독은 "아직 주전 골키퍼가 바뀌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아직 성남의 '넘버원 골리'는 김영광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계속 경쟁이 필요하다"며 전종혁에게 기회를 또 줄 것을 시사했다.

어느 팀이건, 골키퍼 주전 자리는 딱 하나다.

그래서 어느 포지션보다 비정한 경쟁이 펼쳐진다.

전종혁은 경기장에서건 훈련장에서건, 늘 싸울 준비가 돼 있다.

전종혁은 "동물적인 집중력, 공격수와 일대일 상황에서 겁 없이 몸을 던지는 플레이를 영광 형님으로부터 꼭 배우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공중볼 처리, 빌드업(공격 전개) 능력만큼은 내가 더 낫다"며 씩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