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오사' 샬리즈 세런이 시대를 누비는 불멸의 전사로 돌아왔다.
'원더 우먼'이나 '캡틴 마블', '블랙 위도' 등 DC나 마블의 여성 슈퍼 히어로와는 다른 여성 영웅, 다른 액션을 보여준다.
지난 1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올드 가드'에서 세런은 수천 년을 살며 온갖 전쟁과 재난, 테러 현장에서 세상의 어둠과 맞서온 불멸의 존재로 이뤄진 용병 부대의 리더 '앤디'를 연기했다.
'올드 가드' 역시 동명의 그래픽 노블(소설처럼 완결된 이야기로 나온 만화)을 원작으로 했다.
하지만 쫄쫄이 히어로 슈트 대신 검은색 진과 티셔츠를 입은 앤디는 수천 년을 흐르는 시간을 살아왔으나 현재에 발붙이고 있고, 엄청난 치유력으로 되살아나지만 하늘을 날거나 초능력 무기를 쓰는 대신 총과 원형 양날 도끼를 휘두르며 온갖 무술로 몸싸움을 벌인다.
액션 연기를 위해 원작과 달리 짧게 머리를 자른 세런의 액션은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에서 보여준 퓨리오사의 카리스마만큼이나 압도적이다.
수천 년을 살며 인간 세계를 지켜온 앤디와 수백 년 전 만난 동료 부커(마티아스 슈나르츠), 조(마르완 켄자리), 니키(루카 마리넬리)는 불사의 능력이 세상에 드러나자 이들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려는 제약 회사의 추격을 받으며 위험에 처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 중이던 나일(키키 레인)은 불사의 능력을 확인하고 혼란에 빠져 있던 중 찾아온 앤디를 만나 조직을 지키기 위해 나선다.
원작자인 그레그 러카가 각본을 쓰고 '러브 앤 바스켓볼'로 선댄스영화제에서 데뷔한 지나 프린스바이더우드 감독이 연출했다.
용병들의 모습을 실루엣으로 연출하는 등 몇몇 주요 장면은 원작에 대한 존경을 담아 그대로 옮겨 왔지만 인물의 이야기는 한층 깊어졌다.
가볍고 신나는 스토리를 구상했던 러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이들이 벗어날 수 없는 삶과 죽음, 존재에 대한 고민과 무거운 사명, 숙명과 같은 고통과 외로움을 진지하게 담아냈다.
십자군 전쟁에서 적으로 만난 조와 니키가 천년의 사랑을 이어온 소울메이트이자 동성 연인으로 등장하고, 새로운 세대를 상징하는 주인공인 나일 역을 유색 인종 여성이 맡음으로써 다양성을 넓혔다.
두 여성 영웅을 내세운 영화를 맡은 여성 감독은 편집, 음악, 특수·시각 효과, 의상 등 각 분야의 스태프들도 최대한 여성으로 꾸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프린스바이더우드 감독은 "불행히도 영화계에서 여성은 대규모 액션 영화 작업을 할 기회 자체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그게 잘못된 생각임을 이들 한 명 한 명이 증명해 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