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보조금 예산 1천940억원 책정해 42% 지출…연중 신청 가능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된 노후 경유차가 올해 들어 서울에서 1만3천대가량 폐차됐다.
폐차 후 신차를 구매할 때 주는 보조금 지원과 도심 운행 제한 등 제도 시행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부터 서울 도심 내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을 막기 위한 단속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만큼, 노후 차량을 보유한 시민들은 지원 제도를 활용해 차량 교체에 서둘러 나서 달라고 서울시는 권고하고 있다.
◇ 올 상반기 서울 노후 경유차 3만855대 배출가스 줄여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3일까지 노후 경유차 1만6천109대가 조기 폐차됐다.
또 1만4천381대에 매연 저감장치(DPF) 및 미세먼지·질소산화물 동시저감장치(PM-NOx)가 부착됐다.
어린이 통학차량으로 쓰이는 노후 경유차를 액화석유가스(LPG) 신차로 바꿀 때 주는 보조금으로는 올해 목표 300대 중 이미 145대가 폐차 후 신차로 교체됐다.
시는 올해 노후 경유차 저공해사업 보조금 지원을 위해 총 1천94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는데, 현재까지 41.9%에 해당하는 813억원이 조기 폐차와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 등 보조금으로 지출됐다. 이런 노후 경유차 저공해사업으로 올해 상반기 약 40t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와 약 470t의 질소산화물 감축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시는 분석했다.
또 서울 사대문 안에 설정한 '녹색교통지역' 내 5등급 차량 운행제한 시행 후 효과를 분석한 결과,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지역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당 35㎍에서 28㎍으로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구역 내에서 운행을 제한한 5등급 저감장치 미부착 차량 통행량은 작년 7월 일평균 8천740대에서 올해 4월 1천938대로 77.8% 감소한 것으로 집계돼 노후 경유차의 배출가스와 도심의 대기 미세먼지 농도 간에 상당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5등급 차량 폐차 후 저공해자동차 구매 시 보조금
시는 올해 노후 경유차의 배출가스 저감 방안 가운데 대기환경 개선 효과가 높은 '조기 폐차' 유인에 중점을 두고 관련 보조금을 대폭 늘렸다.
총 중량 3.5t 미만 차량에 지원하는 폐차 보조금을 기존 165만원에서 올해 300만원으로 상향 지원하고 있다.
노후차량 폐차 후 신차로 저공해자동차나 액화석유가스(LPG) 자동차를 구매하면 폐차 보조금과 별도로 추가 보조금도 최대 25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배출가스 5등급 차주가 조기 폐차 후 4개월 이내에 환경부 장관이 인증한 저공해자동차 또는 LPG 사용 자동차를 구매한 뒤 지원금을 신청하면 서울시가 폐차 차량 연식에 따라 100만∼150만원의 지원금을 준다.
또 LPG 차량을 구매한 경우에는 대한LPG협회가 100만원을 더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녹색교통지역 내에 거주하는 5등급 차량 소유자 또는 서울시에 등록된 저감장치 미개발 5등급 차량 소유자다. 서울시는 이달 1일부터 저공해 조치를 하지 않은 5등급 차량의 녹색교통지역 진입을 제한하고 본격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다.
적발되면 과태료 1일 1회 10만원(3회 이상부터 단속 시 20만원)이 부과된다.
녹색교통지역으로 지정된 옛 한양도성 내부 구역으로 통하는 진·출입로 45곳에 설치된 카메라 119대를 통해 자동으로 단속이 이뤄진다.
◇ "새 차로 바꾸고 공해도 줄이니 일거양득"
시의 보조금 지원으로 노후 차량을 폐차하고 저공해 신차를 구매한 이들은 환경 공해 부담이 크게 줄었고 경제적으로 새 차를 구매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 은평구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최모 씨는 지난 4월 2006년식이던 어린이집 통학차량을 폐차하고 새 차로 LPG 차량을 구매하면서 시에서 500만원을 지원받았다.
차량구매에 들어간 전체 비용의 20%가량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최씨는 "배출가스 기준치를 초과하면 어린이집 차량으로 운영할 수 없다는 정부 지침이 나왔고, 저감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해서 비용이 들어가는 상황이었다"며 "이번 기회에 지원금을 받아 신차를 구매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서울시에 지원 신청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새 차로 바꾸면서 차량 소음이 적어지고 아이들이 느끼는 승차감이 좋아져 만족하고 있다"며 "매연과 미세먼지 배출이 줄어든 것은 아이들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전체적으로 도움이 되니 당연히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2002년식 경유차인 '싼타페'를 폐차하고 배출가스가 적은 저공해차량을 구매한 이모(46) 씨는 "매연이 많은 차를 타고 다니다 보니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분위기가 신경 쓰였고 스스로 찜찜한 마음이 있었는데, 서울 사대문 안에 차가 못 들어가게 되면서 불편함도 커져 차를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조기 폐차 보조금과 신차 구매 보조금까지 총 300만원가량을 지원받았다"며 "예상보다 많은 금액을 지원받은 것도 좋은 기회였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자동차가 꼭 필요해서 타고 다니지만 환경 부담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웠는데, 새 차는 매연과 미세먼지 배출량이 적어 그런 부담이 조금은 가벼워진 것 같다"고 했다.
◇ 노후 차량 폐차하고 지원금 받으려면
서울시의 보조금 지원은 올해 해당 예산이 소진될 때까지 이어진다.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자동차환경협회(☎ 1577-7121, http://www.aea.or.kr/new)로 문의하면 된다.
DPF 부착신청은 환경부 '자동차배출가스 등급제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서울시 차량공해저감과(☎02-2133-3653, 3655)로 문의하면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