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미지도 바꿨지만 갖가지 구설수…줄 징계 불가피
2000년 태동한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올해 창단 20주년을 맞았다.

SK는 2020년을 재도약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며 지난 3월 교체된 기업 이미지(CI·Corporate Identity)를 발표했다.

그러나 2020년은 구단 역사에서 지우고 싶은 최악의 해로 남을 듯하다.

올 시즌 SK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 2019년 정규시즌 승률 공동 1위를 차지했던 SK는 순식간에 수직으로 추락했다.

시즌 초반 10연패를 기록하는 등 첫 12경기에서 1승 11패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고, 이후에도 이렇다 할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SK는 60경기를 치른 14일 현재 19승 41패 승률 0.317을 기록하며 9위에 처졌다.

SK 역사상 최저 승률은 창단 첫해인 2000년에 기록했던 0.338이다.

해당 시즌을 제외하면 3할대 승률을 기록한 적은 없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이어온 타자들의 부진, 외국인 투수 닉 킹엄의 부상, 핵심 불펜 투수들의 슬럼프 등 갖가지 악재가 겹치며 추락했다.

부진한 팀 성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염경엽 감독은 6월 25일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 도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후송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SK는 그라운드 밖에서도 대형 사고를 터뜨렸다.

SK는 지난 5월 2군 선수단 내부에서 일어났던 '선수 간 체벌'과 '음주운전·무면허 운전 등 불법행위' 등 중징계가 불가피한 선수들의 일탈 행위를 내부 문제로 처리하려다 화를 키웠다.

해당 행위는 선수 지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을 통해 외부로 알리면서 공개됐고,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SK는 뒤늦게 해당 사건을 공개했다.

SK는 구성원의 품위손상행위가 발생했을 때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즉각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었지만, 이를 내부 문제로 오판하고 자체 징계로 수습했다.

KBO는 일탈한 선수 다수와 SK 구단을 대상으로 상벌위원회를 열 가능성이 크고, 당사자들의 중징계가 불가피해 보인다.

대상자 중엔 즉시 전력감으로 꼽히는 선수가 포함돼 있어 추가 전력 누수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의 일탈을 방치하고 관리에 실패한 2군 지도자, 상황을 오판하고 KBO 보고 의무를 외면한 구단 고위 관계자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SK는 14일 "선수단 관리에 만전을 기하지 못하고 해당 선수들이 물의를 일으킨 점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