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불발 민주당, 당론으로 위원장 후보 겨우 압축
계파갈등 후유증 여전…바닥 친 도민신뢰 회복 과제

파행으로 치닫던 충북도의회의 후반기 원 구성이 진통 끝에 마무리됐다.

'감투싸움' 충북도의회 진통 끝에 원 구성 마무리
도의회는 14일 제384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어 행정문화위원장에 임영은 의원, 산업경제위원장에 정상교 의원, 의회운영위원장에 이상욱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이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윤리특별위원회에 들어갈 의원들을 정하고 위원장은 조만간 특위별로 선출하기로 했다.

이날 본회의는 별다른 잡음 없이 1시간 40여분 만에 끝났다.

도의회는 원 구성이 마무리됨에 따라 오는 15일부터 본격적인 후반기 의정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앞서 도의회는 지난 7일 첫 회의를 열었으나 상임위원장 선출을 놓고 파행을 거듭하다 이틀 만에 조기 종료됐다.

당시 박형용 정책복지위원장, 김기창 건설소방위원장, 박성원 교육위원장은 선출했으나 행정문화위원장과 산업경제위원장은 내정된 후보자가 이례적으로 투표 끝에 탈락했다.

도의회 32석 중 27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갈등에서 비롯된 결과다.

치열한 의장 경선 과정에서 양분된 민주당 의원들은 원 구성을 두고도 신경전을 이어갔다.

첫 회기를 서둘러 마무리한 뒤 민주당 의원들은 박문희 의장을 중심으로 불발된 위원장 후보 조정을 시도했으나, 끝내 합의하지 못했다.

'감투싸움' 충북도의회 진통 끝에 원 구성 마무리
결국 이날 오전 의원 총회를 열어 후보를 바꿔가며 진행한 '끝장 투표' 끝에 후보군이 정해졌다.

이는 총회에서 다수의 동의를 얻어 정해진 후보에 대해 반기를 들 수 없고, 만약 본회의장에서 문제를 제기한다면 해당 행위를 간주한다는 당론을 세운 뒤 이뤄진 결과로 전해졌다.

도의회는 우여곡절 끝에 원 구성을 마쳤으나, 풀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표면적으로는 봉합된 모습이지만, 당론으로 급한 불을 끈 것에 불과해 후유증이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감투싸움'으로 여론이 싸늘하게 식은 상황에서 내부 갈등을 지속한다면 의회를 향한 도민 신뢰가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박 의장은 이날 본회의에 앞서 모두 발언을 통해 "원 구성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여 의장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화합과 협치를 바탕으로 신뢰받는 선진의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의원이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