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실직자에게 지급하는 실업급여(구직급여) 지급액이 지난달 1조1103억원으로 또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1조원대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8만명 이상 증가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고용충격은 다소 완화되는 모양새지만 상반기 실업대란이 그만큼 심각했다는 방증이다.

○고용충격 바닥 찍은 서비스업

1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6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387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8만4000명 늘었다. 지난해 평균 50만명 안팎의 증가폭을 보이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4월 16만3000명, 5월 15만5000명으로 고꾸라진 이후 첫 반등세다.

고용 회복세는 서비스업이 주도하고 있다.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지난 2월 전년 동월 대비 39만1000명 증가했으나 3월 27만3000명, 4월 19만2000명, 5월 19만5000명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22만7000명이 늘며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를 견인했다.

코로나19로 얼어붙었던 신규채용도 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지난달 고용보험 자격 신규 취득자는 52만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5000명 줄었다. 증가세로 반전하지는 못했지만 감소폭은 대폭 개선됐다. 지난 2월 신규취득자 감소폭은 전년 같은 달에 비해 3월 -10만8000명, 4월 -12만1000명, 5월 -9만명이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정부의 고용유지 정책과 더불어 신규채용 시장이 조금씩 열리면서 고용이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서비스업의 경우 고용충격이 바닥을 찍고 반등세로 돌아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업급여는 5개월 연속 사상최대

서비스업 주도로 일자리 감소폭은 다소 줄었지만 실업급여 지급액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실업급여 지급 기간이 4~9개월이어서 실직 상황을 뒤늦게 반영하는 후행지표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1조1103억원에 달했다. 지난 2월 7819억원을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실업급여를 받아간 사람은 78만2000명으로 역시 사상 최대였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두 달 연속 1조원대, 올들어 상반기에만 5조5335억원이 지급됐다. 정부가 올해 마련해놓은 실업급여 예산은 9조5000억원 규모, 3차 추가경정예산으로 3조4000억원을 긴급 수혈한 것을 감안하면 13조원에 달한다. 매달 1조원 수준의 지출 추이가 계속된다면 예산 내 집행이 가능하지만 올해 상반기 지급액 증가세를 감안하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실업급여는 지난 2월 781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이후 3월 8982억원, 4월 9933억원, 5월 1조162억원 등 매달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급 건수 또한 지난 2월 57만8000건에서 지난달 78만2000건으로 늘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실업급여 예산은 매월 1조2000억원 지급을 상정해 마련돼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지난달 지급액 수준이 계속되도 예산 문제는 없지만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으로 옮겨붙은 고용 충격

대면이 불가피한 서비스업에 머물던 코로나19발 고용 충격은 제조업으로 이전되고 있다.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지난 4월 19만2000명 증가하며 바닥을 찍은 이후 지난달 22만7000명 늘었다. 반면 제조업 가입자 수는 지난 2월 2만7000명이 감소한 이후 감소폭이 커지며 지난달 5만9000명이 급감했다. 1998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제조업 중에서도 자동차 및 부품 제조업서만 1만명이 감소하면서 고용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 제조업도 1400명이 줄어들면서 감소세로 전환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수주 회복 등 조선업황이 회복세라고는 하지만 100인 미만 영세업체와 구조조정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제조업 전반의 고용 상황은 향후 코로나19 진정 여부와 글로벌 공급망 회복 속도에 연동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고용보험 가입자만을 대상으로 한다.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학습지 교사, 대리운전 기사 등 특수고용직 종사자와 자영업자 등의 일자리 상황은 제외된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