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버킹엄궁도 감원 위기 직면…왕실 수입 급감" 영국 엘리자베스 2세(94) 여왕의 거처인 버킹엄궁과 윈저성 일부가 다시 관람객에게 일부 개방된다.
앞서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왕실 거처 역시 대중에 문을 닫았다.
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왕실 거처 및 소장 미술품 등을 관리하는 로열 컬렉션 트러스트(RCT)는 오는 23일부터 사전 예약자에 한해 한정된 시간 동안 런던 인근 윈저성의 관람을 허용하기로 했다.
여왕의 런던 거처인 버킹엄궁의 '퀸스 갤러리'와 '로열 뮤스' 역시 같은 날 일반인을 대상으로 문을 연다.
여왕의 스코틀랜드 공식 거처인 에든버러의 홀리루드하우스성도 이날부터 관람객을 다시 맞이한다.
다만 버킹엄궁의 '스테이트 룸', 또 다른 왕실 거처인 프로그모어 하우스와 클래런스 하우스는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의 어려움 등으로 여름 동안 계속해서 문을 닫을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일부 개방에도 불구하고 버킹엄궁은 코로나19 여파로 직원 감원에 직면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영국 왕실 사무를 관장하는 '로열 하우스홀드'의 내부 문서를 입수했다면서,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령으로 왕실 수입이 급감하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버킹엄궁에 머물지 않으면서 버킹엄궁이 직원 감원을 할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여왕은 코로나19를 피해 지난 3월부터 버킹엄궁을 떠나 윈저성에 머물고 있다.
여왕은 여름 휴가를 매년 스코틀랜드 발모랄성에서 보낸 후 버킹엄궁으로 돌아오는데, 올해는 휴가 이후에도 윈저성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로열 컬렉션 트러스트는 올해 궁 관람객 입장 수입을 7천700만 파운드(약 1천157억원)로 예상했으나 코로나19 봉쇄령으로 1천300만 파운드(약 195억 원)밖에 벌지 못했다.
왕실이 재무부로부터 건네받는 '왕실 교부금'(sovereign grant)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내부 메모에 따르면 로열 하우스홀드의 최고 책임자 체임벌린 경은 내년까지도 버킹엄궁이 완전히 가동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체임벌린 경은 "왕실 교부금이 축소되지 않더라도 로열 하우스홀드는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봉쇄가 완화돼도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RCT 수입이 향후 수년 동안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버킹엄궁 직원들은 "감원 폭풍의 서막일 뿐"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다만 이날 밤 왕실의 한 관리는 여왕이 정부의 코로나19 지침이 완화되면 그에 맞춰 버킹엄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