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전망치와 26% 격차
시작은 작년 3월이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를 한 달 이상 앞두고 “사업 환경이 악화돼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밑돌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례적이었다. 1분기 실적은 물론 전년도 사업보고서도 발표하지 않은 시점에서 사실상 ‘어닝 쇼크 선언’을 한 것이다. 증권가는 급하게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7조9810억원(3월 25일 기준)에서 6조6561억원까지 낮췄다. 결과적으로 발표된 확정치는 이에도 못 미쳤다.
이후 여의도에는 삼성전자 실적 전망을 보수적으로 보는 기류가 생겼다. 작년 2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5분기 연속으로 실적이 컨센서스를 웃돌았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에 좌우되는데, 지난 몇 년 새 시장의 주요 수요층으로 자리잡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서버 회사들이 예상하기 어려운 구매 패턴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미·중 무역분쟁 등 예측이 쉽지 않은 변수까지 더해져 삼성전자 실적을 보수적으로 전망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반론도 있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는 크게 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1조원 규모 일회성 이익, 그리고 무선사업부와 가전사업부문의 스마트폰 및 TV 출하량이 예상을 웃돈 영향”이라며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대체로 추정치에 부합한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시장과 제대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