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경찰서 소속 교통경찰관과 태안모범운전자회 회원, 녹색어머니회 회원 등 20여명이 나와 어린이를 태운 승용차의 주차장 진입을 유도하고, 하차하는 어린이를 인근 보도와 학교로 안내한다.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교직원들도 나와 안내를 돕는다.
지난 3월 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사고를 낸 운전자 처벌을 강화하는 일명 '민식이법' 시행에도 스쿨존 교통사고 발생이 잇따르는 가운데 태안군이 이를 막기 위해 지역 2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 승하차 시스템'을 구축, 운영해 호응을 얻고 있다.
7일 태안군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태안경찰서, 태안교육지원청과 손잡고 태안초등학교와 백화초등학교 주변 주차장에서 어린이 승하차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이들 학교 정문 주변은 등하교 시간 무질서한 주정차로 어린이 교통사고 위험성이 끊임없이 제기됐으나, 뾰족한 해결방법이 없어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들이 애를 태웠다.
이의 해결 방안을 고민하던 김흥구 태안경찰서 교통관리계장은 지난달 중순 인근 서산에서 등굣길 학교 인근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이 숙취 운전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태안군에 학교 주변 주차장을 활용한 어린이 승하차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군은 이 제안을 즉시 수용해 태안교육지원청, 태안경찰서와 협의에 들어갔다.
협의 끝에 군은 태안초 인근 공영주차장을, 태안교육지원청은 백화초등학교 인근 일반 주차장 사용을 지원하기로 했고, 태안경찰서는 교통안내 지도를 책임지기로 했다.
이 시스템은 등하교 차량이 유도선을 따라 주차장에 천천히 진입해 어린이를 안전하게 하차시키면 어린이들은 바로 옆 보행로를 통해 안전하게 학교까지 이동하는 방식으로 구축됐다.
학부모들은 "그동안 아이들 등하교 시 어쩔 수 없이 불법 주정차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 등하교 시스템 구축으로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학교 측도 "학생들의 안전한 등교는 물론 정문 앞 정차 자제 요청으로 인한 실랑이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며 반겼다.
김흥구 태안경찰서 교통관리계장은 "민식이법과 어린이 보호구역 내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됐지만, 학교 앞 불법 주정차 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아 이 시스템을 제안하게 됐다"며 "태안은 물론 충남 전역, 전국으로 확산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스템이 호응을 얻자 충남도와 충남교육청, 충남지방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들이 최근 태안을 찾아 운영 현황을 살펴봤다.
군 관계자는 "어린이 교통사고 없는 환경 조성을 위해 다른 학교로 확대하고, 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하나씩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