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쯤이야' 나 홀로·술 먹고 채취하다 사망사고 잇따라
준비운동·안전장비 필수…낯선 곳·야간에는 채취 금물
'손맛 쏠쏠' 다슬기 채취에 빠졌다가 깊은 물 속에 '풍덩'
피서철을 맞아 바위틈에 숨어 있는 다슬기를 잡는 재미에 푹 빠져 물속을 걷다가 깊은 곳에 빠져 목숨을 잃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슬기가 서식하는 물속은 이끼와 수초 등으로 미끄럽고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는 곳들이 많아 방심하는 순간 큰 사고를 당할 수 있지만, 이를 가볍게 여기고 술까지 먹고 다슬기를 잡다가 사망하는 일이 적지 않다.

아무리 익숙한 지형이라도 물에 빠지면 혼자서는 빠져나오기가 힘든 만큼 소방당국은 준비운동부터 안전장비 착용 등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반복되는 익수사고…나 홀로·음주 상태서 잡다가 '봉변'
지난 5일 오후 5시께 강원 양구군 방산면 고방산리 수입천에서 다슬기를 잡던 A(32)씨가 물에 빠져 숨졌다.

이보다 일주일 앞선 지난달 28일 오전 10시 44분께 영월군 주천면 주천리 인근 주천강에서는 다슬기를 잡던 B(76·여·경북 영주)씨가 물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

같은 달 23일 홍천군 내촌면 와야리 내촌천에서 다슬기를 잡던 A(62)씨도 물에 빠져 숨지는 등 올여름 들어 강원도에서만 4명이 다슬기 채취 중 사망했다.

'손맛 쏠쏠' 다슬기 채취에 빠졌다가 깊은 물 속에 '풍덩'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2017∼2019년) 다슬기 채취 중 익수사고로 15명이 숨졌다.

2017년 4명, 2018년 7명, 2019년 4명 등 매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다슬기잡이에 나섰다가 비명횡사했다.

사망사례들을 보면 수심을 얕보고 혼자서 다슬기를 채취하다 숨지거나 심지어는 술까지 마시고 다슬기를 잡겠다고 나섰다가 목숨을 잃은 일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6월 홍천에서는 잠수장비까지 착용하고 다슬기를 잡던 60대 남성이 그물에 걸려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7∼2019년 다슬기 채취 관련 수난 구조 출동은 142건으로, 연평균 47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다슬기 채취가 가능한 5∼9월에 발생했고, 한여름인 6∼8월 집중해서 일어났다.

지역별로 보면 강원도가 33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 22건, 충북 21건, 경기 18건, 경북 16건, 전남 10건, 전북 9건, 대전·충남 6건, 부산 1건 순으로 나타났다.

사망사례도 강원도가 17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손맛 쏠쏠' 다슬기 채취에 빠졌다가 깊은 물 속에 '풍덩'
◇ '방심은 금물' 준비운동부터 안전장비까지 꼼꼼히
다슬기가 나오는 계곡이나 하천은 겉보기와 달리 유속 변화가 심하고, 깊게 파인 곳이 있어 수심이 급격하게 변하는 곳이 많아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

물속에 들어가기 전 준비운동부터 다리·팔·얼굴·가슴 등 순서로 물을 충분히 적셔야 한다.

다슬기 채취 중 몸에 소름이 돋고 피부가 땅겨질 때는 몸을 따뜻하게 감싸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수심이나 지형에 익숙한 주민들도 다슬기만 쫓다가 사고를 당하기 일쑤일 정도로 하천에 있는 돌은 울퉁불퉁하고 이끼가 끼어 미끄러운 탓에 미끄럼 방지 신발이나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 착용도 필수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몹시 배가 고픈 경우, 식사 또는 음주 후 다슬기 채취도 금물이다.

혼자서 물에 들어가거나 장시간 채취하는 일 역시 삼가야 한다.

특히 다슬기가 밤에 왕성한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밤에 다슬기 채취에 나서는 일이 잦은데 낯선 곳이나 날이 어두워진 뒤에는 다슬기 채취를 하지 말아야 한다.

소방청은 다슬기 채취 시 안전수칙으로 ▲ 두 명 이상 함께 활동할 것 ▲ 음주 상태에서 채취 금지 ▲ 건강에 이상이 있을 시에는 물에 들어가지 않을 것 ▲ 지형을 미리 파악하고 낯선 곳이나 어두워진 뒤에 채취하지 않을 것 ▲ 구명조끼를 꼭 착용할 것을 강조했다.

또 무모한 구조를 삼가고, 사고 발생 시 주변 사람에게 알리고 즉시 119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