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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실리콘밸리 승부수'…AI 벤처 공격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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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테크놀로지벤처스, 18개 美 스타트업 4600만달러 투자

    삼성벤처 출신 김동수 대표 이어
    글로벌 VC 전문가 속속 합류
    AI·자율주행벤처 등 지분 투자

    국내 CVC 설립도 검토
    유망 스타트업 투자 추진 중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글로벌 스타트업의 메카인 미국 실리콘밸리와 인연이 깊다. LG전자 과장 시절인 2007년 실리콘밸리에서 대학 전공인 IT 분야와 연계된 벤처 생태계를 경험하고 싶어 현지 스타트업에서 1년 정도 일했다. 구 회장이 지난해 4월 취임 후 첫 출장지로 고른 곳도 실리콘밸리였다. 당시 그는 현지에 세운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둘러보고 연구개발(R&D) 석·박사 인재 유치를 위해 열린 ‘LG 테크콘퍼런스’에도 참여했다. LG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을 찾아내고 LG가 글로벌 기업 생태계와 호흡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 달라는 것이 구 회장이 실리콘밸리에서 내놓은 핵심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LG '실리콘밸리 승부수'…AI 벤처 공격투자

    AI 스타트업에 공격적으로 투자

    구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LG그룹의 ‘실리콘밸리 드림’이 성과를 내고 있다. 2018년 5월 출범한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보폭을 넓히며 현지 유망 스타트업의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5개 계열사가 출자한 4억2500만달러(약 51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다. LG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망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이 설립 목적이다.

    현재까지 18개 스타트업에 4600만달러(약 550억원)를 투자했다. 회사 조직은 ‘외인부대’에 가깝다. 삼성벤처투자 미주본부장 출신인 김동수 대표가 미쓰이인베스트먼트에서 경력을 쌓은 안술 아가왈 이사, 밴드갭벤처스 출신 마이클 팔콘 이사 등 글로벌 스타트업 전문가 16명을 이끌고 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바이오 기업 등으로 채워져 있다. LG그룹이 꼽고 있는 미래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체들에 우선적으로 투자했다는 얘기다.

    올 들어서는 AI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AI 관련 산업이 각광받고 있어서다. ‘H2O.ai’가 대표 투자 사례로 거론된다. 데이터를 가공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려면 그 전에 데이터를 분석하기 좋게 만드는 모델링 작업을 해야 한다. H2O.ai는 길게는 2~3주 걸리는 데이터 모델링 시간을 5~10시간으로 단축하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딥러닝 보안 솔루션 기업 ‘딥인스팅트’, 제조업에 특화한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마키나락스’ 등도 올해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투자에 나선 AI 기업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당분간 잠재력을 갖춘 AI 기술 스타트업 발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5개 계열사에 CSO 조직 운영

    LG그룹은 금명간 국내에도 CVC를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일반 지주회사의 CVC 보유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지주회사 밑에 금융회사로 분류되는 CVC를 세우는 것은 공정거래법상 불법이었다. LG와 SK그룹이 미국에서만 CVC를 운영했던 이유다.

    국내에서도 CVC 운영이 가능해지면 미래 신기술에 목말라 하는 LG그룹의 행보가 빨라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CVC 허용을 전제로 LG그룹이 유망 스타트업을 세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벌써부터 구체적인 기업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LG그룹이 글로벌 유망 스타트업의 지분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배경엔 구 회장의 실용주의 경영철학이 있다. 지금까지 해온 사업만 고집해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공감대가 구 회장 취임 이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그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구 회장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이노텍 등에 CSO(최고전략책임자) 조직을 구성한 것도 맥락이 비슷하다. 기존 사업 중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사업을 정해 폐기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끼워 넣는 것이 CSO 조직의 역할이다. LG 관계자는 “각 사 CSO 조직엔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며 “LG그룹의 포트폴리오를 경쟁력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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