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두 명의 애인과 삽니다

▲ 말하면 다 현실이 되는 세탁소 옆집 = 조윤민·김경민 지음.
평범한 직장인 여성 2명이 맥주 슈퍼를 차리게 되는 과정과 그곳에서 겪은 일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둘은 평일 오후 6시가 되면 회사를 나와 서울 성동구 금호동의 맥주 슈퍼인 '세탁소 옆집'으로 향한다.

진열장 가득히 독특한 라벨의 맥주들이 놓여 있고 반대쪽에는 디제잉 부스가 있다.

새로 들어온 맥주를 차곡차곡 정리하다 보면 지나가던 동네 사람들이 들어와 냉장고에서 자연스럽게 맥주 한 병을 꺼내 직접 캐셔에 찍어 계산하고는 이런저런 근황을 나눈다.

금요일 저녁에는 가게에서 소수 인원만 모여 디제잉 연습을 하기로 했다.

두 저자는 직장이 다르지만 공동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면서 친해졌고 자주 같이 술을 마시러 다니다 '이렇게 마실 바엔 가게를 차려도 되겠다'는 농담을 하다 그것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

수익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회사 일이 바쁠 때는 알바를 쓰고 체력 관리도 해가며 퇴근 후 시간을 관리해온 덕분에 그들의 사업은 생각보다 오래갈 수 있었다.

이들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반드시 퇴사를 선택할 필요도, 자기 생활을 포기할 필요도 없다고 말한다.

아르테. 276쪽. 1만6천원.
▲ 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 = 우엉·부추·돌김 지음.
대학 선후배 사이인 부추(여)와 우엉(여), 길 위에서 만나 부부가 된 돌김(남)과 부추. 이들은 함께 살기로 결심하고 공동명의로 땅을 사 자신들만의 집을 지었다.

이들의 필명은 어느 날 함께 차린 저녁 밥상에 올라온 반찬에서 하나씩 따왔다.

한살림을 차리기까지 각자 5번, 13번, 30번 이사한 이들은 지긋지긋한 주거 불안을 해소하는 데 둘이 아닌 셋이 힘을 합치면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에 기꺼이 '대출공동체'가 되기로 한다.

그리고 비 내리던 어느 날 우연히 보게 된 강화도 땅을 덜컥 사면서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설계부터 착공, 각종 인허가 절차 등 초보 건축주로서 겪어야 할 험난한 과정은 말할 것도 없고 법적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남들보다 몇 배 더 많은 서류를 준비하고서도 주거 지원사업에서는 배제됐다.

그러나 이들은 서로를 신뢰하고 의지하며 차곡차곡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지금은 함께 지은 집을 '시점'이라는 이름의 책방이자 북스테이로 운영하며 강아지 2마리, 동네 고양이 5마리, 직접 심은 나무 6그루와 함께 알콩달콩 살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기획하고 쓰는 자신들의 이야기 '요즘문고'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900km. 268쪽. 1만3천500원.
▲ 두 명의 애인과 삽니다 = 홍승은 지음.
제목 그대로 두 명의 남자(그중 하나는 성별 구분을 거부하는 젠더 퀴어이지만)와 폴리아모리, 즉 '비독점적 다자 사랑' 관계를 맺은 여성이 자신들의 관계와 일상을 이야기하면서 사랑이 왜 특정한 형태에 얽매여야 하느냐고 묻는다.

우주와 사귀던 저자는 어느 날 지민을 알게 되고 우주에게 "내가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면 어떨 것 같아"라고 묻는다.

우주와는 그 전부터 폴리아모리에 관한 이야기를 해온 터였고 지민은 의사를 물어보자 즉시 "옳은 방향"이라는 답을 해왔다.

얼마 후부터 1주일 가운데 월화수는 포항의 지민과 목금토일은 춘천의 우주와 지내게 된다.

만나지는 않았지만 서로의 존재에 관해서는 알고 있던 두 남자와 관계를 이어가면서 '섹스에 관해 묻지 않기' 등 나름대로 규칙을 세워 실행한다.

그리고 아예 셋이 한 지붕 아래에서 살게 된 지 벌써 3년 다 돼 간다.

그게 가능하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N명의 사람만큼 N개의 사랑 방식이 존재하는 게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라고 대답한다.

낮은산. 336쪽. 1만5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