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정점 찍은 일본?…한국 미래 반면교사로 삼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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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파워독서
피크 재팬
브래드 글로서먼 지음 / 김성훈 옮김 / 김영사
日 인구구조 변화 등 구조적 문제
한국에도 경고의 메시지 보내
영토분쟁·동일본대지진 등
4대 충격에도 구체적 개선 없어
피크 재팬
브래드 글로서먼 지음 / 김성훈 옮김 / 김영사
日 인구구조 변화 등 구조적 문제
한국에도 경고의 메시지 보내
영토분쟁·동일본대지진 등
4대 충격에도 구체적 개선 없어
“일부 한국인은 일본의 어려움을 고소하게 여길지도 모르겠지만 한국인들은 이 책을 경고의 메시지로 읽어야 한다.”
미국의 손꼽히는 동아시아 국제전략분석가 브래드 글로서먼이 《피크 재팬: 마지막 정점을 찍은 일본》의 한국어판 서문에 쓴 주장이다. 저자는 30여 년 동안 일본에 살면서 유력 정치인들부터 평범한 대학생들까지 접촉해 왔다. 이방인으로서 지켜본 일본의 구조적 문제들, 문제의 원인과 향후 나아갈 변화의 방향까지 제시했다. 이 책은 일본을 제대로 볼 기회를 제공한다.
어떤 국가라도 일단 하강 국면에 들어서면 이를 반전시키기가 아주 어렵다. 특히 인구구조 변화와 같은 특별한 구조적 문제점을 가진 나라는 이를 뒤집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가 일본의 부침에 깊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일본의 문제가 한국과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해 이정환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이같이 말한다. “인구구조 변동 속에서도 경제적 활력, 정치의 책임성, 유권자의 적극적 정치 참여 등을 지속적으로 밝혀야 하는 한국에 일본의 최근 내부 변화는 롤모델이자 반면교사일 것이다.”
저자는 21세기 일본이 마주하게 된 충격을 중심으로 일본의 문제를 파헤친다. 첫 번째 충격은 2008년 리먼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다. 두 번째는 자민당에서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된 사건이다. 세 번째는 중국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토 분쟁, 마지막은 2011년 3월 일어난 동일본대지진이다.
버블 붕괴 후 오랫동안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린 일본은 2000년대 초반부터 조금씩 경기회복 가능성을 향해 전진했다. 하지만 2008년 리먼 사태에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가 이를 일격에 무너뜨렸다. 일본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일본식 자본주의는 과거엔 성공 요인이었다. 그러나 이젠 실패 요인이 되는 역설적 상황을 맞았다.
민주당이 권력을 쥔 건 대단한 사건이었다. 그렇지만 수권능력의 부족으로 인해 민주당이 분열되고, 자민당의 독주는 더욱 강화됐다. 일본 정치학자 이노구치 다카시는 “일본은 가라오케 민주주의에 의해 속박되었다”고 한탄했다. 또 “이 시스템은 누가 지휘하든 상관없이 시스템 자체의 존속만을 보장했다”고 주장했다.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센카쿠열도 분쟁은 일본을 국제 사회에서 더욱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중국은 영토 분쟁을 이유로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금지했다. 일본은 이에 힘없이 굴복했다.
2011년 3월 11일 일본을 덮친 최악의 재난인 동일본대지진은 인적·물적 피해는 물론 일본 국민에게 심리적 상처와 정부에 대한 불신을 줬다. 원전사고의 원인은 총체적 인재였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네 가지 충격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구조적, 태도적 한계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다. ‘왜 일본은 성장을 멈추었는가’를 다룬 77~82쪽에 실린 이야기는 단지 일본만이 아니라 한국에도 해당하는 이야기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한·일 문제를 함께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공병호 < 공병호TV·공병호연구소 대표 >
미국의 손꼽히는 동아시아 국제전략분석가 브래드 글로서먼이 《피크 재팬: 마지막 정점을 찍은 일본》의 한국어판 서문에 쓴 주장이다. 저자는 30여 년 동안 일본에 살면서 유력 정치인들부터 평범한 대학생들까지 접촉해 왔다. 이방인으로서 지켜본 일본의 구조적 문제들, 문제의 원인과 향후 나아갈 변화의 방향까지 제시했다. 이 책은 일본을 제대로 볼 기회를 제공한다.
어떤 국가라도 일단 하강 국면에 들어서면 이를 반전시키기가 아주 어렵다. 특히 인구구조 변화와 같은 특별한 구조적 문제점을 가진 나라는 이를 뒤집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가 일본의 부침에 깊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일본의 문제가 한국과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해 이정환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이같이 말한다. “인구구조 변동 속에서도 경제적 활력, 정치의 책임성, 유권자의 적극적 정치 참여 등을 지속적으로 밝혀야 하는 한국에 일본의 최근 내부 변화는 롤모델이자 반면교사일 것이다.”
저자는 21세기 일본이 마주하게 된 충격을 중심으로 일본의 문제를 파헤친다. 첫 번째 충격은 2008년 리먼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다. 두 번째는 자민당에서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된 사건이다. 세 번째는 중국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토 분쟁, 마지막은 2011년 3월 일어난 동일본대지진이다.
버블 붕괴 후 오랫동안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린 일본은 2000년대 초반부터 조금씩 경기회복 가능성을 향해 전진했다. 하지만 2008년 리먼 사태에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가 이를 일격에 무너뜨렸다. 일본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일본식 자본주의는 과거엔 성공 요인이었다. 그러나 이젠 실패 요인이 되는 역설적 상황을 맞았다.
민주당이 권력을 쥔 건 대단한 사건이었다. 그렇지만 수권능력의 부족으로 인해 민주당이 분열되고, 자민당의 독주는 더욱 강화됐다. 일본 정치학자 이노구치 다카시는 “일본은 가라오케 민주주의에 의해 속박되었다”고 한탄했다. 또 “이 시스템은 누가 지휘하든 상관없이 시스템 자체의 존속만을 보장했다”고 주장했다.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센카쿠열도 분쟁은 일본을 국제 사회에서 더욱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중국은 영토 분쟁을 이유로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금지했다. 일본은 이에 힘없이 굴복했다.
2011년 3월 11일 일본을 덮친 최악의 재난인 동일본대지진은 인적·물적 피해는 물론 일본 국민에게 심리적 상처와 정부에 대한 불신을 줬다. 원전사고의 원인은 총체적 인재였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네 가지 충격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구조적, 태도적 한계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다. ‘왜 일본은 성장을 멈추었는가’를 다룬 77~82쪽에 실린 이야기는 단지 일본만이 아니라 한국에도 해당하는 이야기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한·일 문제를 함께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공병호 < 공병호TV·공병호연구소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