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금성의 추억'…첨단가전 '복고 마케팅'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가 1980년대 초 선보였던 TV 제품인 ‘하이테크 칼라비전’의 광고 카피다. 금성사의 광고와 로고가 옛것을 새롭게 받아들이는 ‘뉴트로’ 흐름을 타고 요즘 LG전자 사내에서 다시 유행하고 있다.

LG전자는 이에 금성사의 광고 카피와 로고를 활용한 에코백(왼쪽), 유리컵 등 굿즈를 제작하기로 했다. 고객 사은품 등 마케팅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다. 전자업체가 굿즈를 기획해 제작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980년대 금성사 광고가 재조명된 것은 윤춘근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연구원의 아이디어에서 비롯했다. 심심풀이로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배경화면이 입소문을 타고 사내에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윤 연구원은 “옛 금성사 광고와 가전제품에 붙어 있던 스티커 등을 참고해 스마트폰과 컴퓨터 배경화면을 디자인한 뒤 개인 홈페이지에 올렸다”며 “사내 임직원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으면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배경화면으로도 제작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사내에서 금성사 콘텐츠가 유행하는 이유로 젊은이들이 옛것을 새롭고 재미있게 느끼는 뉴트로 트렌드를 꼽았다. 어릴 적 TV 광고에서 봤던 카피, 냉장고에 붙어 있던 마스코트 스티커 등을 떠올리면서 추억에 잠기는 직원이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일반 소비자도 어린 시절 금성사 광고를 접한 추억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굿즈를 제작하기로 했다. 굿즈는 브랜드 충성 고객을 늘리는 팬덤 마케팅에 활용되는 기획상품을 의미한다. 주로 알라딘 등 온라인서점과 스타벅스에서 에코백, 텀블러 등을 굿즈로 제작해왔다.

LG전자는 에코백을 우선 제작해 이달 SNS채널 홍보용 경품 및 LG베스트샵 멤버십 이벤트 경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윤 연구원은 “금성사 마스코트 디자인을 활용한 유리컵도 기획해 2차 굿즈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