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간과 함께라면 행복한 강아지…'환상의 마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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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은 제각기 다른 이유로 키우던 개를 버리거나 외면하지만, 개들은 아무 이유 없이 인간을 믿고 따른다.
6월 11일 개봉하는 '환상의 마로나'는 환상적이고 화려한 그림을 통해 개들이 인간에게 주는 무한한 사랑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이다.
갈색 암컷 개 마로나.
그 이전에는 사라였고 그전에는 아나, 막 태어나 엄마와 함께 있었을 땐 아홉이었다.
마로나는 자신의 길지 않았던 견생(犬生)을 돌아본다.
9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가족들과 짧디짧은 행복을 누리다 첫 인간 주인을 만났다.
첫 주인인 곡예사 마놀부터 건설업자 이스트반, 어린 소녀 솔랑주까지, 새 주인을 만날 때마다 마로나의 이름뿐 아니라 삶도 달라진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이라면 인간 주인을 '나의 인간'이라 부르며 아낌없이 믿고 사랑하는 마로나다.
마로나는 "인간은 만족을 모르고 늘 새로운 것을 원한다.
그러면서 그걸 꿈이라고 이야기한다"고 하면서도 "인간이 들어와서 자신의 행복 상자가 가득 찬다"고 말하는 강아지다.
눈치 빠르고 똑똑한 마로나는 "인간이 우리를 방치할 조짐이 보이면 냄새가 난다"고 하면서도 인간에 대한 애정을 끝까지 놓지 않는다.
무겁지만 평범한 주제를 돋보이게 만드는 것은 작화다.
야수파의 그림처럼 강렬한 색채가 눈 앞에 펼쳐지기도 하고 단순한 크로키가 등장하기도 한다.
앙리 마티스의 그림을 떠올리게 하다가도 어린이가 그린 수채화 같기도 하다.
처음에는 쨍한 색감과 화면이 다소 낯설고 혼란스러울 수 있으나 마로나의 내레이션이 잔잔하게 깔려 균형을 잡는다.
새 주인이 등장할 때마다 그림체도 바뀐다.
삶의 낭만을 좇는 곡예사 마놀을 묘사할 때는 그를 감싼 붉은 선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표현됐고 건설업자 이스트반은 그의 성격과 직업을 반영해 단단하고 딱딱한 배경으로 그려졌다.
그림체의 변화로 마로나를 둘러싼 세상 역시 바뀌고, 강아지의 세상이 주인으로 가득 차 있음을 보여준다.
인간에 의해 만남과 이별을 겪어야 하는 개의 인생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한 강아지의 삶에 인간이 얼마나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동시에 반대로 개의 눈으로 본 인간의 삶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를 역설한다.
몽환적인 화면과 달리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사건과 인물은 너무도 현실적이다.
마로나가 거쳐 갔던 주인들은 악인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흔히 있을 법한 사람들이다.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떼를 썼다가 나중에는 돌보지 않는 소녀, 개를 키울 수 없는 조건 때문에 갈등하는 남자, 유기견을 키운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어 개를 데려왔지만, 싫증이 나서 버리고 싶어하는 여자 등이 등장한다.
영화 '베일리 어게인'(2017)이 환생이라는 판타지 요소를 동원해 인간과 개의 우정에 관한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환상의 마로나'의 주제는 현실적이라 더 가슴 아프다.
원제는 '마로나의 환상적인 이야기'쯤 된다.
이 제목은 반어적이다.
특별할 것 없고 어쩌면 애처로운 견생이라 실제로 '환상적'이지는 않았지만, 매번 만나는 인간 주인을 나의 인간이라 이름 붙이고 조건 없이 사랑했던 마로나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그것을 '환상'이었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시종일관 화려하고 밝은 색감의 그림이 이를 뒷받침한다.
연출은 '크룰릭: 나의 저승길 이야기'(2012)로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장편 대상, '매직 마운틴'(2016)으로 자그레브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장편 대상을 받은 루마니아 출신 안카 다미안 감독이 맡았다.
거리의 한 유기견을 구하고 그 강아지가 입양 가기 전까지 임시 보호했던 감독의 실제 경험해서 출발했으며 감독의 아들이 시나리오를 완성했다고 한다.
다미안 감독은 벨기에 출신 일러스트레이터 브레흐트 에번스와 협업해 이번 작품을 탄생시켰다.
제21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장편 대상과 관객상을 받았다.
/연합뉴스
6월 11일 개봉하는 '환상의 마로나'는 환상적이고 화려한 그림을 통해 개들이 인간에게 주는 무한한 사랑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이다.
갈색 암컷 개 마로나.
그 이전에는 사라였고 그전에는 아나, 막 태어나 엄마와 함께 있었을 땐 아홉이었다.
마로나는 자신의 길지 않았던 견생(犬生)을 돌아본다.
9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가족들과 짧디짧은 행복을 누리다 첫 인간 주인을 만났다.
첫 주인인 곡예사 마놀부터 건설업자 이스트반, 어린 소녀 솔랑주까지, 새 주인을 만날 때마다 마로나의 이름뿐 아니라 삶도 달라진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이라면 인간 주인을 '나의 인간'이라 부르며 아낌없이 믿고 사랑하는 마로나다.
마로나는 "인간은 만족을 모르고 늘 새로운 것을 원한다.
그러면서 그걸 꿈이라고 이야기한다"고 하면서도 "인간이 들어와서 자신의 행복 상자가 가득 찬다"고 말하는 강아지다.
눈치 빠르고 똑똑한 마로나는 "인간이 우리를 방치할 조짐이 보이면 냄새가 난다"고 하면서도 인간에 대한 애정을 끝까지 놓지 않는다.
무겁지만 평범한 주제를 돋보이게 만드는 것은 작화다.
야수파의 그림처럼 강렬한 색채가 눈 앞에 펼쳐지기도 하고 단순한 크로키가 등장하기도 한다.
앙리 마티스의 그림을 떠올리게 하다가도 어린이가 그린 수채화 같기도 하다.
처음에는 쨍한 색감과 화면이 다소 낯설고 혼란스러울 수 있으나 마로나의 내레이션이 잔잔하게 깔려 균형을 잡는다.
새 주인이 등장할 때마다 그림체도 바뀐다.
삶의 낭만을 좇는 곡예사 마놀을 묘사할 때는 그를 감싼 붉은 선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표현됐고 건설업자 이스트반은 그의 성격과 직업을 반영해 단단하고 딱딱한 배경으로 그려졌다.
그림체의 변화로 마로나를 둘러싼 세상 역시 바뀌고, 강아지의 세상이 주인으로 가득 차 있음을 보여준다.
인간에 의해 만남과 이별을 겪어야 하는 개의 인생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한 강아지의 삶에 인간이 얼마나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동시에 반대로 개의 눈으로 본 인간의 삶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를 역설한다.
몽환적인 화면과 달리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사건과 인물은 너무도 현실적이다.
마로나가 거쳐 갔던 주인들은 악인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흔히 있을 법한 사람들이다.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떼를 썼다가 나중에는 돌보지 않는 소녀, 개를 키울 수 없는 조건 때문에 갈등하는 남자, 유기견을 키운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어 개를 데려왔지만, 싫증이 나서 버리고 싶어하는 여자 등이 등장한다.
영화 '베일리 어게인'(2017)이 환생이라는 판타지 요소를 동원해 인간과 개의 우정에 관한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환상의 마로나'의 주제는 현실적이라 더 가슴 아프다.
원제는 '마로나의 환상적인 이야기'쯤 된다.
이 제목은 반어적이다.
특별할 것 없고 어쩌면 애처로운 견생이라 실제로 '환상적'이지는 않았지만, 매번 만나는 인간 주인을 나의 인간이라 이름 붙이고 조건 없이 사랑했던 마로나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그것을 '환상'이었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시종일관 화려하고 밝은 색감의 그림이 이를 뒷받침한다.
연출은 '크룰릭: 나의 저승길 이야기'(2012)로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장편 대상, '매직 마운틴'(2016)으로 자그레브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장편 대상을 받은 루마니아 출신 안카 다미안 감독이 맡았다.
거리의 한 유기견을 구하고 그 강아지가 입양 가기 전까지 임시 보호했던 감독의 실제 경험해서 출발했으며 감독의 아들이 시나리오를 완성했다고 한다.
다미안 감독은 벨기에 출신 일러스트레이터 브레흐트 에번스와 협업해 이번 작품을 탄생시켰다.
제21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장편 대상과 관객상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