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후 서울 망원시장 인근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꽁꽁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일단 지표상 5월에 다소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지원금 지급, 3차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연합뉴스]
지난 26일 오후 서울 망원시장 인근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꽁꽁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일단 지표상 5월에 다소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지원금 지급, 3차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연합뉴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수출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국내 산업생산이 4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 효과 덕에 소비는 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생산지수는 직전월 대비 2.5% 떨어졌다. 전산업생산은 지난해 9월(-0.2%) 이후 계속 증가세를 보이다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난 1월부터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유럽 등에서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는 영향이 경제봉쇄로 이어지면서 제조업 생산이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광공업 생산은 직전월 대비 6.0% 급감했다. 2008년 12월(-10.5%) 이후 11년4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D램 등 메모리반도체 생산 감소로 반도체는 15.6%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8년 12월(-16.9%)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해외 판매수요 위축에 따른 생산 조정 등으로 자동차도 13.4% 떨어졌다.

제조업 생산은 직전월 대비 6.4% 줄었다. 기계장비 등에서 수치가 일부 증가했으나 반도체, 자동차, 전자 부품 등이 감소하면서 큰 폭의 하락이 불가피했다.

생산능력 대비 생산실적을 의미하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보다 5.7%포인트 줄어든 68.6%였다. 감소 폭은 2008년 12월(7.2%p)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가동률은 2009년 2월(66.8%) 이후 11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출하는 자동차, 반도체 등이 줄면서 직전월 대비 7.2% 밀렸다. 제조업 재고는 자동차(6.7%), 1차 금속(3.3%) 등이 증가했으나 반도체(-6.3%), 전자 부품(-15.0%) 등은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운수·창고(-2.9%) 등에서 줄었고 숙박·음식점(12.7%), 교육(2.8%) 등이 늘어 전월보다 0.5% 올랐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5.3% 뛰었다. 의복 등 준내구재(20.0%), 승용차 등 내구재(4.1%), 화장품 등 비내구재(1.6%) 등 판매가 모두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13.6%) 및 컴퓨터사무용기계 등 기계류(1.8%) 투자가 모두 증가하면서 직전월보다 5.0% 늘었다. 운송장비 중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 설비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건설수주(경상)는 주택, 사무실·점포 등 건축(-43.4%) 및 기계 설치 등 토목(-52.0%)에서 모두 줄어 전년보다 44.9%나 감소했다. 이는 2013년 1월(-52.4%) 이후 7년3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준 것이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의미하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직전월 대비 1.3포인트 떨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3월(2.0포인트) 이후 22년1개월 만에 가장 크게 내려갔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4월 산업활동동향은 우리가 마주한 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준다"며 "서비스업에서 시작된 위기가 제조업에도 본격적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