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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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주저앉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전격 금리를 인하하면서 관련주인 은행·증권, 보험주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금리 인하에도 은행주 선방 "불확실성 사라져"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정례회의를 열고 5월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0.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3월 빅컷(0.5%p인하)을 단행한 이후 두 달만에 추가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한은은 11년만에 처음으로 역성장 전망도 내놨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2%로 대폭 끌어내린 것이다.

사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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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에 역성장 공포가 더해지자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2000선 돌파 후 상승세를 보이던 코스피지수는 전날 2020선으로 후퇴하며 하락했다.

다만 금리 인하에 영향을 받는 은행주는 오히려 큰 폭 상승해 관심을 끌었다. 전날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KB금융, 기업은행 등이 3~4% 올랐다. 다만 이날은 코스피지수 하락과 함께 대부분 상승폭을 반납해 거래 중이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는 은행주에 악재로 작용한다. 금리가 내려가면 은행 수익원인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이 줄면서 수익성이 떨어져서다. 시장에선 은행주가 선방한 요인에 대해 금리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져서라고 봤다. 한은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금리를 낮춘 만큼 추가 인하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유동성 함정이나 자본유출 등을 고려한 기준금리의 하한선)까지 내려간 만큼 연내 추가 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정책금리 상단이 0.25%로, 한은이 추가 인하할 경우 동일한 수준에 놓이게 돼 자본유출 우려가 커질 수 있어서다.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한미 기준금리가 동일하거나 한국이 더 낮은 수준으로 역전된 경우는 있었다"면서도 "다만 지금은 금리 수준(연 0.5%) 자체가 낮고 제로금리 수준에 근접하기 때문에 금통위가 연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가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에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인하가 은행권 NIM에 미치는 영향은 -0.03%p~0.04%p 내외가 될 것"이라며 "금리가 이미 많이 낮아져 민감도가 축소됐고 최근 여신(대출) 부문이 크게 성장해 금리 인하 분을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주의 가격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코스피의 반등장에서도 은행주가 소외됐던 만큼 저평가 매력이 주목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은행업종의 수익성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다른 업종 대비 가장 저평가돼있다"며 "연내 추가 금리인하가 제한되면서 시중금리가 반등하고, 은행주의 PBR도 반등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선호주로는 KB금융지주를 꼽았다. 비은행 기여도가 크고 추가충당금도 제한적이라는 분석에서다.

◆증권사 채권 평가익 늘듯, 보험사는 선별적 접근해야

증권주 역시 기준금리 인하의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리 인하로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인 채권의 평가 이익이 늘어나고, 풀린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부동산 규제까지 더해져 증시 자금 유입 가속화를 기대할 수 있다"며 "증시 강세가 지속되면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그는 보험주에 대해선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리 하락으로 이차 역마진 부담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보험사가 자산운용으로 버는 돈보다 보험금으로 나가는 돈이 더 많은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 연구원은 "저금리에 대한 준비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진 보험사를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접근하라"며 "금리 인하로 예정이율(보험사가 고객이 낸 보험료를 운용해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률)이 낮아진다면 보험료 인상과 함께 사차 이익 개선을 기대해 볼수는 있다"고 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