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다이아몬드리그 개막 경기로 오슬로·나이로비에서 2,000m 대결
노르웨이·케냐에서 동시에 스타트…세계육상연맹, 이색 이벤트
세계육상연맹이 노르웨이 오슬로, 케냐 나이로비에서 동시에 출발해 2,000m를 달리는 이색 이벤트를 마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만든 새로운 장면이다.

세계육상연맹은 27일(한국시간) "팀 잉게브리그센과 팀 체루이요트가 다른 장소에서 '같은 기준'을 가지고, 2,000m 대결을 한다.

2020년 다이아몬드리그 개막을 알리는 이벤트다"라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 위험으로 개막을 미뤘던 세계육상연맹 주관 다이아몬드리그가 6월 12일 오슬로에서 시즌 개막 대회를 치른다.

코로나19 여파로 국경을 넘기가 쉽지 않은 터라, 오슬로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는 대부분 유럽 선수다.

오슬로 다이아몬드리그 기획자는 아프리카 선수가 참여하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온라인 중계'에서 답을 찾았다.

"다른 환경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니, 공식 경기로는 인정받을 수 없다"는 한계를 인정하고 나니, 경기 규정도 자유롭게 만들 수 있었다.

노르웨이·케냐에서 동시에 스타트…세계육상연맹, 이색 이벤트
이색 이벤트에서는 6월 12일 같은 시간에 오슬로에서 유럽 선수 5명, 나이로비에서 아프리카 선수 5명이 2,000m를 달린다.

각 팀 상위 3명의 기록을 합산해 승패를 가린다.

육상 팬들의 눈길을 끄는 선수들이 이벤트에 참여한다.

노르웨이 육상 형제가 '팀 잉게브리그센'의 주축이다.

헨릭(29), 필립(27), 제이컵(20) 형제가 2,000m를 함께 달린다.

아버지 게르트 잉게브리그센은 7형제를 낳았고, 이중 3명이 육상 선수로 자랐다.

헨릭은 2012년 헬싱키 유럽선수권대회 남자 1,500m에서 우승했고, 필립은 2016년 암스테르담 유럽선수권 금메달, 2017년 런던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제이컵은 2018년 베를린 유럽선수권에서 1,500m·5,000m를 석권하며 '유럽 중장거리 신성'으로 떠올랐다.

나이로비에서 뛰는 선수는 세계적인 스타다.

2019년 도하 세계선수권 1,500m 우승자 티모시 체루이요트와 이 종목 2017년 런던 세계선수권 챔피언 엘리자흐 마낭고이(이상 케냐)가 '팀 체루이요트'로 뛴다.

개인 기량은 아프리카 팀이 앞선다.

하지만, 팀별 상위 3명의 기록을 합산해 승패를 정하는 터라 바람을 막아주고 페이스를 조절하는 등의 '팀 플레이'도 중요하다.

세계육상연맹은 오슬로와 나이로비에서 동시에 출발하는 이번 이벤트를 '임파서블 게임즈(Impossible Games)'라고 명명했다.

코로나19 극복의 의지가 담긴 대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