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육류 가공 공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완화로 속속 재가동에 들어갔으나 종사자들의 감염 정보를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 있는 육류 공장은 100개 이상으로, 지난달 말 기준으로 종사자 중 거의 5천명이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집계했다.
그러나 비영리 단체인 식품환경보고네트워크(FERN) 추정치는 이를 훨씬 웃돈다.
지난주 기준 감염자는 1만7천명, 사망자는 66명에 이르는 것으로 이 단체는 보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스미스필드 푸즈 공장이 대표적 사례다.
4천500명이 매일 최대 3만 마리의 돼지를 도살하는 곳으로, 감염자 수 등의 정보를 공장이나 주 정부, 보건 당국 누구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공장 소재지인 블라덴 카운티의 보건 담당 관계자는 "바이러스와 관련한 오명이 생기고 있다"면서 "사생활(프라이버시)를 보호하려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에 대한 투명성이 의혹에 휩싸인 것은 비단 육류 가공 업계만의 일은 아니다.
중국은 자국 내 코로나19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비난받고 있으며, 러시아 등 일부 국가도 비슷한 의혹을 사고 있다.
반대로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서 공식 사망자 수가 부풀려졌다고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그 반대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NYT는 꼬집었다.
육류 공장이 감염자 수를 공개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사생활 보호가 감염자 수 비공개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보스턴대 공공의료 전문가인 니콜 허버펠드는 "특정 장소의 감염 규모에 대해 공동체에 주의를 주는 것은 공공의료의 기초적 대응"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해 육류 가공 공장을 필수 인프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중단됐던 육류 공장이 재가동했다.
그러나 이러한 공장 가동 명령에는 직원의 코로나19 검사와 같은 필수적인 사항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NYT는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