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리 어디로' 한은에 쏠린 눈…전문가, 추가 인하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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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성장률 등 경기 나빠…디플레 우려도 인하 요인"
"동결하고 코로나·금융시장·3차추경 추이 봐야" 견해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오는 28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더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학계와 민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의 수출 급감, 마이너스(-) 성장률 가능성, 0%에 근접한 물가 등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코로나19발 경기침체'를 고려해 금통위가 0.7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한 차례 더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다소 우세하다.
하지만 일단 동결하고 향후 코로나19 추가 확산, 금융시장 불안, 경기 부양을 위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을 대비해 '인하 카드'를 남길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 인하 예상 전문가 "한은, 마이너스 성장 막으려 금리 더 낮출 것"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제시하는 근거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망가진 경제 지표들이다.
우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심상치 않다.
지난 4월 수출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24.3% 감소한 369억2천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2016년 2월(359억3천만달러)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수출 부진에 무역수지도 99개월 만에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5월 들어 20일까지 수출(203억달러)도 지난해 5월 같은 기간보다 20.3% 줄었다.
이런 수출 급감 등의 영향으로 경제 성장률 자체도 뒷걸음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은 전기보다 1.4% 감소했다.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이미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G20(주요 20개국) 경제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GDP 성장률을 -1.2%로 예상했고, 지난 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코로나19 재확산 등 최악의 경우 올해 성장률이 -1.6%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더구나 우리나라 수출과 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 경제 상황도 예상보다 더 나쁜 것으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달 64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의 2분기 성장률 예상값은 평균 -32%로 조사됐다.
미국의 GDP 증가율이 1분기(-4.8%)보다 더 가파르게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은 아예 지난 22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연례회의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 수치를 제시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여파와 세계 경제·무역 환경이 불확실해 성장률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중국은 지난 1분기 거의 반세기 만에 처음 마이너스 성장률(-6.8%)을 기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출이 줄면 성장률을 끌어내리기 때문에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갈 가능성이 크고, 정책 효과가 나타나면 어렵게 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경기 상황을 생각하면 이번에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낮춰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른바 'D(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의 공포도 전문가들이 금리 인하를 점치는 배경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근원물가 지표)'는 작년 같은 달보다 0.1% 오르는 데 그쳐 1999년 12월(0.1%) 이후 20여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금통위)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며 "우선 경기가 너무 좋지 않고,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있다.
근원물가의 경우 이미 너무 오랜 기간 목표인 2%를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3차 추경 등 재정 정책과의 공조, 최근 교체된 3명의 금통위원 성향,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발언 등도 금리 추가 인하 전망의 근거로 거론되고 있다.
4월 금통위 후 기자회견에서 이 총재는 "금리 여력은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근원물가가 추세적으로 0% 초중반까지 떨어지고 있는 데다, 추경 등으로 국채 발행까지 늘어나기 때문에 (금통위가) 정부의 전체적 이자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기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새 금통위원의 성향이나 한은 총재의 최근 발언으로 미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본다"며 "새로 금통위원 되신 분들 성향이라던가 한은 총재 최근 언급 등을 고려하면, 금통위가 경기 상황을 걱정하는 정부 스탠스(입장)에 맞추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동결보다 좀 더 크다"고 분석했다.
◇ 동결 예상 전문가 "코로나·금융시장·3차 추경 추이 보며 카드 아낄 것"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쪽은 대체로 "금통위가 코로나19 추가 확산, 금융시장 불안 재연 등에 대비해 '기준금리 인하'라는 카드를 아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우선 이번에 추가로 금리를 0.25%포인트(p) 낮추기에는 현재 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1일 장중 코스피는 3월 6일(종가 기준 2,040.22) 이후 두 달 반 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13일 연 0.86%로 사상 최저를 기록한 뒤 전반적으로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주가 상승, 한은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입찰에 들어오는 자금 등을 보면 최근 금융시장이 많이 안정됐다"며 "향후 하반기에 전염병 공포가 재확산할 경우 등을 대비해 정책 여력(금리 인하)을 남겨둘 것으로 본다.
지금은 기준금리 인하가 급한 시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가 이뤄지더라도 6월께로 예상되는 3차 추경 이후 단행되는 것이 순서상 더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3차 추경이 6월에 발표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는데, 5월 말 먼저 금리를 내리면 시장은 이것으로 금리 인하는 '끝'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 상황에서 3차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한 국채 발행이 늘어 금리가 올라가면 사실상 정책 효과의 '엇박자'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경기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의 전통적 '경기 부양' 효과 자체가 의문스럽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상적 상황에서는 정책금리 인하라는 가격 변수 조정을 통해 가계가 소비를 늘리는 대신 예금을 덜 하게 하고, 기업도 대출을 더 받아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기대한다"며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19 탓에 금리가 소폭 낮아진다고 해서 가계 소비, 기업 투자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따라서 지금은 정책금리 인하보다 필요한 기업과 산업, 자영업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유동성을 주입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코로나 상황이 개선됐을 때 금리를 내리면 인하 효과가 나타나고 경제에 도움이 되겠지만,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경제주체들이) 경제활동을 못 하는 상황인 만큼, 금리를 조금 내려도 경기 부양 효과를 기대만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동결하고 코로나·금융시장·3차추경 추이 봐야" 견해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오는 28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더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학계와 민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의 수출 급감, 마이너스(-) 성장률 가능성, 0%에 근접한 물가 등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코로나19발 경기침체'를 고려해 금통위가 0.7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한 차례 더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다소 우세하다.
하지만 일단 동결하고 향후 코로나19 추가 확산, 금융시장 불안, 경기 부양을 위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을 대비해 '인하 카드'를 남길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 인하 예상 전문가 "한은, 마이너스 성장 막으려 금리 더 낮출 것"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제시하는 근거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망가진 경제 지표들이다.
우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심상치 않다.
지난 4월 수출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24.3% 감소한 369억2천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2016년 2월(359억3천만달러)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수출 부진에 무역수지도 99개월 만에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5월 들어 20일까지 수출(203억달러)도 지난해 5월 같은 기간보다 20.3% 줄었다.
이런 수출 급감 등의 영향으로 경제 성장률 자체도 뒷걸음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은 전기보다 1.4% 감소했다.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이미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G20(주요 20개국) 경제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GDP 성장률을 -1.2%로 예상했고, 지난 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코로나19 재확산 등 최악의 경우 올해 성장률이 -1.6%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더구나 우리나라 수출과 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 경제 상황도 예상보다 더 나쁜 것으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달 64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의 2분기 성장률 예상값은 평균 -32%로 조사됐다.
미국의 GDP 증가율이 1분기(-4.8%)보다 더 가파르게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은 아예 지난 22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연례회의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 수치를 제시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여파와 세계 경제·무역 환경이 불확실해 성장률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중국은 지난 1분기 거의 반세기 만에 처음 마이너스 성장률(-6.8%)을 기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출이 줄면 성장률을 끌어내리기 때문에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갈 가능성이 크고, 정책 효과가 나타나면 어렵게 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경기 상황을 생각하면 이번에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낮춰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른바 'D(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의 공포도 전문가들이 금리 인하를 점치는 배경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근원물가 지표)'는 작년 같은 달보다 0.1% 오르는 데 그쳐 1999년 12월(0.1%) 이후 20여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금통위)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며 "우선 경기가 너무 좋지 않고,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있다.
근원물가의 경우 이미 너무 오랜 기간 목표인 2%를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3차 추경 등 재정 정책과의 공조, 최근 교체된 3명의 금통위원 성향,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발언 등도 금리 추가 인하 전망의 근거로 거론되고 있다.
4월 금통위 후 기자회견에서 이 총재는 "금리 여력은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근원물가가 추세적으로 0% 초중반까지 떨어지고 있는 데다, 추경 등으로 국채 발행까지 늘어나기 때문에 (금통위가) 정부의 전체적 이자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기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새 금통위원의 성향이나 한은 총재의 최근 발언으로 미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본다"며 "새로 금통위원 되신 분들 성향이라던가 한은 총재 최근 언급 등을 고려하면, 금통위가 경기 상황을 걱정하는 정부 스탠스(입장)에 맞추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동결보다 좀 더 크다"고 분석했다.
◇ 동결 예상 전문가 "코로나·금융시장·3차 추경 추이 보며 카드 아낄 것"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쪽은 대체로 "금통위가 코로나19 추가 확산, 금융시장 불안 재연 등에 대비해 '기준금리 인하'라는 카드를 아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우선 이번에 추가로 금리를 0.25%포인트(p) 낮추기에는 현재 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1일 장중 코스피는 3월 6일(종가 기준 2,040.22) 이후 두 달 반 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13일 연 0.86%로 사상 최저를 기록한 뒤 전반적으로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주가 상승, 한은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입찰에 들어오는 자금 등을 보면 최근 금융시장이 많이 안정됐다"며 "향후 하반기에 전염병 공포가 재확산할 경우 등을 대비해 정책 여력(금리 인하)을 남겨둘 것으로 본다.
지금은 기준금리 인하가 급한 시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가 이뤄지더라도 6월께로 예상되는 3차 추경 이후 단행되는 것이 순서상 더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3차 추경이 6월에 발표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는데, 5월 말 먼저 금리를 내리면 시장은 이것으로 금리 인하는 '끝'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 상황에서 3차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한 국채 발행이 늘어 금리가 올라가면 사실상 정책 효과의 '엇박자'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경기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의 전통적 '경기 부양' 효과 자체가 의문스럽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상적 상황에서는 정책금리 인하라는 가격 변수 조정을 통해 가계가 소비를 늘리는 대신 예금을 덜 하게 하고, 기업도 대출을 더 받아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기대한다"며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19 탓에 금리가 소폭 낮아진다고 해서 가계 소비, 기업 투자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따라서 지금은 정책금리 인하보다 필요한 기업과 산업, 자영업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유동성을 주입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코로나 상황이 개선됐을 때 금리를 내리면 인하 효과가 나타나고 경제에 도움이 되겠지만,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경제주체들이) 경제활동을 못 하는 상황인 만큼, 금리를 조금 내려도 경기 부양 효과를 기대만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