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밴드 '더이스트라이트' 학대한 기획사, 7천만원 배상 판결
10대 보이밴드 '더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을 폭행하고 괴롭힌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심재남 부장판사)는 더이스트라이트 멤버 이석철(20)·이승현(19) 형제와 이들의 부모가 연예기획사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와 이 회사 김창환 회장, 문모 PD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김 회장 등이 이석철·이승현 군에게 각각 2천500여만원, 부모 두 사람에게 각각 1천여만원씩 총 7천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형사 재판을 통해 유죄로 인정된 김 회장과 문 PD의 학대가 사실이라고 보고 김 회장 등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일부 괴롭힘 혐의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점과 문 PD가 5천만원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해 원고들이 청구한 11억원보다 적은 액수를 손해배상금으로 정했다.

재판에서 김 회장과 문 PD는 피해자가 수시로 거짓말하거나 난폭한 행동을 저질러 괴롭힘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손해배상금을 정하는 데 참작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해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가 그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줄여달라고 주장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문 PD는 이석철·이승현 군을 2015년부터 3년가량 지도하면서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상습아동학대)로 기소됐으며, 김 회장은 이를 알고도 묵인하고 이승현 군을 괴롭힌 혐의(아동학대 및 학대 방조)로 기소됐다.

이들의 혐의는 1·2심에 이어 올해 3월 대법원에서도 유죄 판단을 받았다.

김 회장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문 PD는 징역 1년 4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