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진용 갖춰 18명 출전 선수 명단 짜는 데 '행복한 고민'
수비수 김태환 "부산이 3연패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준비할 것"
'벤치도 국가대표급'인 초호화 진용을 갖추고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우승을 위해 다시 달려가는 울산 현대의 김도훈 감독이 '행복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김 감독은 24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릴 부산 아이파크와의 2020시즌 3라운드 홈 경기를 앞두고 21일 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18명의 출전선수 명단을 짜는 것부터) 머리가 많이 아프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북 현대에 뼈아픈 역전 우승을 허용하고 고개를 떨군 울산은 지난 겨울 대대적인 전력 보강으로 새 시즌을 준비해왔다.

골키퍼 조현우, 중앙수비수 정승현과 김기희, 미드필더 고명진·윤빛가람·원두재, 공격수 비욘 존슨(노르웨이)과 정훈성 등을 영입한 데 이어 베테랑 미드필더 이청용까지 품으며 국가대표팀 부럽지 않은 리그 최강의 스쿼드를 갖췄다.

그러다 보니 지난 1. 2라운드에서 이동경, 정동호, 고명진, 원두재, 비욘 존슨 등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김 감독은 "1주에 한 번 경기하다 보니 (엔트리를 구상하면서) 18명의 선수를 10번 이상씩은 썼다 지웠다 한다"면서 "선수를 빼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컨디션이 아주 나쁘지 않은 이상 다 경쟁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 선수들이 당장 경기를 못 뛰어서 후보라는 생각은 안 한다"면서 "선수들 마음을 모두 만족시킬 순 없지만 팀, 컨디션, 역할, 정신적 준비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상 경기가 끝나면 '다음 경기엔 누굴 내보내지'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면서 "선수들이 팀을 위해 희생하고 있어 미안한 마음이 많다.

기회가 있으면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줄 것이라는 믿음도 있다"고 덧붙였다.

울산은 상주 상무와의 시즌 개막 라운드에서 4-0의 대승을 거둔 데 이어 수원 삼성과의 2라운드에서는 먼저 두 골을 내주고 끌려가다 3-2로 역전승하는 등 시즌 초반 분위기가 좋다.

그러나 김 감독은 "지나간 경기에 대해서 기뻐할 만큼 기뻐했지만, 다가오는 경기와는 상관없다"고 큰 의미를 두지 않으면서 "경기를 어떻게 준비하느냐, 경기장에서 어떻게 나오느냐가 중요하다.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책임감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원전 역전승과 관련해서는 "선발 출전한 선수들과 교체된 선수들 모두 자기 역할을 충실히 잘 해줬다"고 칭찬하며 "우리의 힘을 보여줬다"고 높이 평가했다.

울산의 올 시즌 세 번째 경기 상대인 부산은 승격팀으로, 개막 이후 2연패를 당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쉽지 않은 경기가 되리라 예상하면서 "부산도 총력전을 할 것이고 우리도 결과를 가져오려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기술이나 전술적으로도 준비해야 하지만 정신적인 부분도 중요하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김 감독은 또 "부산은 작년에 많은 득점과 공격 위주의 축구를 통해 승격했고, 그 컬러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수비수 김태환도 "부산이 어렵게 승격한 만큼 초반에 2연패를 했어도 3연패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준비할 것"이라며 "우리도 준비를 잘하고 있고 강한 정신력으로 상대를 잘 제압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김태환은 11년 만에 K리그로 복귀한 이청용에 대해서는 "다른 선수들보다 여유가 있다.

공을 안 뺏긴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믿고 공격에 가담할 수 있다"면서 "생각과 달리 수비에도 많이 가담에 힘이 된다"며 그와 함께 뛰는 데 대해 즐거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