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법환동·남원읍 일부 마을공동어장서 발생
폐사 원인 오리무중…해양수산연구원 "수온 상승요인 가능성"

제주 앞바다에서 전복이 원인 모를 이유로 계속해서 폐사하면서 수산당국이 원인 규명에 나섰다.

제주 앞바다서 13년 만에 전복 대량 폐사 '비상'
21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2월 서귀포시 법환동 마을공동어장을 시작으로 남원읍 태흥3리와 위미2리 마을어장에서 전복이 폐사하고 있다.

폐사한 전복은 빨판의 흡착력이 떨어져 돌에서 떨어져 나온 상태로 전복 알맹이가 썩었거나, 불가사리가 먹어 빈 껍질만 남은 상태였다.

또 자연산과, 새끼 전복을 키우는 종패양식 할 것 없이 연안 바다에서 자라던 전복이 폐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해녀들이 전복 채취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먼바다까지 나서고 있다.

채취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고승철 법환어촌계장은 "정확한 폐사량은 확인하지 못하고 있지만, 하루 평균 50∼60㎏였던 마을 전복 채취량이 최근 들어 10∼20㎏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며 "또 해녀들이 소라 작업을 할 때마다 폐사한 전복이 떠오르면서 작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아직 전복이 폐사하는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어민들은 하루하루 속만 태우고 있다.

수산당국은 지난 겨울 따뜻했던 날씨 탓에 전복이 폐사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제주해양수산연구원이 피해 어촌계 마을어장에 잠수해 조사한 결과, 알맹이가 없는 전복이 대량 발견됐으며 공통으로 연안 바다를 중심으로 전복의 먹이가 되는 해조류가 잘 자라지 않고 있었다.

이에 따라 연구원측은 지난 겨울 따뜻했던 탓에 수온이 올라가면서 해조류가 잘 자라지 않아 전복이 굶어 죽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다.

폐사한 전복을 가져다 전염병 감염 여부 등을 확인했지만, 별다른 이상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원 관계자는 "해당 마을어장들의 수온이 평년보다 1∼2도 높은 것으로 측정된다"며 "폐사하는 데는 담수와 폐수, 천적 생물 유입 등 다양한 원인이 있는 만큼 현재 심층 조사를 통해 원인 규명과 추가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에서는 2007년 서귀포시 안덕면 남제주화력발전소 인근 양식장에서 전복이 대량으로 폐사해 20억원가량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