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와 외신 등에 따르면 CNRS 파리 자연사박물관의 고동물학자 토마스 쿠치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생쥐가 인간 주거지에 침입하게 된 과정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네이처'(Nature) 자매 저널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학명이 '무스 무스쿨루스'(Mus musculus)인 생쥐는 지구에서 없는 곳을 찾기 어려울 만큼 극단적인 침입성 포유류로 꼽히지만, 인간과 함께하게 된 시기나 과정 등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연구팀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서남아시아와 유럽 동남부 등의 43개 고고 유적에서 출토된 829개의 무스속(屬) 이빨 유물을 대상으로 형태와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 수치분류 등 다양한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이 이빨들은 약 4만년 전부터 3천년 전 것들로 확인됐으며 이를 통해 신석기 초기인 약 1만4천500만년 전 지중해 연안 레반트 지역에 형성된 수렵·채집 인류의 정착지가 생쥐의 '편리공생' 행동을 촉진한 것을 밝혀냈다.
편리공생(commensalism)은 한쪽만 이익을 받고 다른 쪽은 이익이나 불이익을 받지 않는 관계로, 생쥐가 초기에는 인간이 거의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적은 양의 곡식만 가져갔다는 것을 뜻한다.
연구팀은 그러나 약 1만2천년 전에 근동지역 전체에서 농경이 이뤄지면서 생쥐의 침입적 확산이 촉진된 것으로 분석했다.
생쥐들은 약 1만800년 전 쯤 키프로스로 건너간 것으로 추정되지만 유럽에 본격적으로 확산한 것은 신석기시대 말기나 금석병용기 초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는 원시적 형태의 도시와 물물교환망이 형성된 뒤로 동유럽은 6천500년 전, 남부 유럽은 4천년 전 쯤으로 추산됐다.
연구팀은 유럽에서 생쥐가 확산한 때와 길들인 고양이가 출현 시기가 일치하는 것으로 분석하면서 이는 쥐를 잡을 수 있는 고양이의 도입이 생쥐로부터 곡식과 식량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