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실업자 530만명까지 증가 예상"…정부, 약 34조원 경제지원책
2021년말까지 경제복구계획 수립…"실업률 5% 이하, 성장률 2.5% 이상 목표"

러시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공식 등록 실업자 수가 2배로 늘었다고 현지 노동부가 18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안톤 코탸코프 노동·사회보장부 장관은 이날 자국 TV 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피해 상황을 설명하며 이같이 전했다.

코탸코프 장관은 "현재 공식적으로 등록된 실업자는 160만명"이라면서 "5월과 6월에 더 증가해 2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15일 기준 공식 등록 실업자 수는 73만5천명이었다.

러시아 코로나19에 공식등록 실업자 한달새 2배로…"160만명"(종합)
코탸코프는 이어 일할 능력과 취업할 의사가 있는 15세 이상 인구(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일자리가 없는 사람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국제노동기구(ILO) 표준 실업자 수는 53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경제활동인구는 7천480만명, ILO 표준에 따른 실업자는 350만명으로 실업자 수를 경제활동인구 수로 나눈 실업률은 4.7%였다.

실업자 수가 530만명까지 늘어날 경우 실업률은 7%로 증가하게 된다.

코탸코프는 "러시아 노동시장 상황이 심각하지만 재앙적이지는 않다"고 진단하면서, 다른 나라에선 실업률이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코탸코프 장관은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한 경제 지원에 정부 예산 2조 루블 이상이 책정됐다면서, 주민 직접 지원에 5천700억 루블(약 9조6천억 원)이 투입됐고 기업체 지원에 1조5천억 루블(약 25조원)이 배정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나 재무부가 위기대응 자금으로 축적해온 국가복지기금을 재난지원금으로 사용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일부 현지 전문가들은 국가복지기금을 풀어 전 국민에게 1인당 5만4천루블(약 90만 원)의 재난지원금을 주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러시아는 급증하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월 말부터 이달 11일까지 전체 근로자 유급 휴무와 대다수 사업장 폐쇄, 주요 도시 주민 자가격리 등의 강력한 방역 제한 조치를 취했다.

뒤이어 상황이 다소 안정된 지난 12일부턴 전체 근로자 유급 휴무 조치를 해제하고, 지역별 상황에 맞게 단계적으로 제한 조치를 완화해 나가기로 했다.

감염자가 집중된 모스크바시와 모스크바주 등은 건설·제조업 분야 업체의 조업 재개를 허용했지만, 주민 자가격리와 쇼핑몰·카페·식당 폐쇄 등의 제한 조치는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사업장 폐쇄와 주민들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로 러시아 경제는 생산과 소비가 크게 위축되거나 마비된 상태다.

정부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실업자 등을 위한 각종 지원대책을 발표하고 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충격을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4 ~ -6%, 국제통화기금(IMF)은 -5.5%로 전망하고 있다.

러시아 코로나19에 공식등록 실업자 한달새 2배로…"160만명"(종합)
한편 러시아 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경제 및 국민소득 회복과 성장을 위한 2021년 말까지의 3단계 국가계획안을 수립해 18일 회의에서 논의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19일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정부에 내달 1일까지 경제 회복 계획을 수립해 보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 계획안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을 극복하면서 2021년 말까지 주민의 실질소득을 지속적으로 회복시키고, 실업률을 5% 이하로 낮추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연 2.5%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코로나19 방역 제한조치로 대다수 경제 부문이 사실상 폐쇄된 올해 2분기 GDP 성장률은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9.5% 이상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 1998 국제금융위기와 2008~2009년의 경제 위기 때와 비견되는 수준이다.

계획안은 또 코로나19 팬데믹과 국제경제 침체에 따른 원유 비축분이 국제유가 회복을 어렵게 할 것이라면서 긍정적인 시나리오에 따르더라도 올해 말까지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의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