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판매한 3200억원 규모 호주 부동산 사모펀드를 둘러싼 논란이 금융회사간 소송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ABL생명보험은 최근 ‘JB호주NDIS펀드’ 판매사인 KB증권과 운용사인 JB자산운용을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기했다. 두 회사는 고유계정(자기자본)을 통해 각각 수백억원을 이 펀드에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6월 판매된 JB호주NDIS펀드는 호주 정부의 장애인 임대주택사업 관련 아파트를 투자 대상으로 삼았다. KB증권은 한투증권과 ABL생명 등 6개 기관에 2360억원, 개인투자자에 904억원 등 모두 3264억원어치를 판매했다.

하지만 현지 사업자인 LBA캐피털이 펀드 투자금을 아파트가 아닌 다른 토지를 매입하는데 쓴 것으로 드러나면서 ‘투자사기 논란’에 휩싸였다. KB증권과 JB운용은 LBA캐피털이 계약을 위반했다고 판단, 현지 대응팀을 급파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 투자원금의 87%인 2850억원 가량을 우선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KB증권은 작년 말 개인 160여명에 투자원금 전액을 돌려줬다. 당시 금융권에서 라임자산운용 등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논란이 불거지는 가운데 발 빠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KB증권은 기관들에 대해선 투자금 회수가 마무리돼 손실액 등이 확정되면 돌려주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KB증권 관계자는 “개인들에게는 특정금전신탁으로 판매된 만큼 투자대상과 다른 토지를 매입하는 계약위반 사항 발견시엔 투자원금을 돌려줄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반면 기관들은 직접 현지실사도 다녀오는 등 스스로 투자위험을 관리할 능력이 있는 전문투자자란 점에서 개인과 같은 잣대를 적용하긴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관들은 “똑같은 투자사기 피해자인데 개인 투자금은 반환하고 기관은 그러지 않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작년 말 먼저 소송을 제기한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코리안리, 산림조합중앙회에 이어 한투증권과 ABL생명이 합류하면서 JB호주NDIS펀드 관련 소송전에 참가한 기관은 모두 5곳으로 늘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