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사관학교' 삼성·현대車, 올해 스타트업 16곳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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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C랩' 출신 5곳 독립
CG앱 블록버스터, 5억 투자 유치
현대車도 연내 11곳 분사 예정
피엠쏠, 3D 프린팅용 소재 개발
CG앱 블록버스터, 5억 투자 유치
현대車도 연내 11곳 분사 예정
피엠쏠, 3D 프린팅용 소재 개발
컴퓨터 그래픽(CG) 작업을 쉽게 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한 스타트업 블록버스터의 정일회 대표. 증강현실(AR) 기술개발자였던 그는 영상 위에 그래픽을 덧씌워야 하는 기존 CG 작업이 번거로웠다. 쉽게 작업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새로운 CG 앱을 개발하게 됐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출신인 정 대표가 독립한 것은 최근이다. 작년 1월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 인사이드’에 채택되면서 창업의 꿈을 이루게 됐다.
삼성·현대차, 61개 스타트업 배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스타트업 사관학교’로 거듭나고 있다. 사내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어엿한 기업으로 독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해까지 두 기업에서 배출한 스타트업만 61곳이다. 삼성전자는 18일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을 통해 최근 5개 사내 스타트업이 독립했다고 발표했다. 블록버스터 외에도 하일러 학스비 써니파이브 루트센서 등이 ‘졸업’의 기쁨을 누렸다.
이달 현대차그룹에서도 3D 프린터에 들어가는 금속분말 제조업체 피엠쏠을 비롯해 마이셀 원더무브 엘앰캐드 등 네 곳이 분사했다. 이들 스타트업은 2~4년간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역량을 키운 뒤 법인으로 독립하는 과정을 밟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에 독립한 4개 업체를 포함해 올해 11개 스타트업이 분사할 예정”이라며 “내년에도 10개 이상 스타트업을 독립시키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은 사내 스타트업 공모를 받아 우수한 아이디어를 제출한 팀을 선정한 뒤 컨설팅, 초기 투자, 전시회 참가 등을 지원해왔다. 시작은 현대차가 빨랐다. 벤처 붐이 한창이던 2000년부터 사내 벤처를 키웠다.
삼성전자는 2012년 사내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C랩 인사이드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을 계기로 스타트업 지원을 시작했다. 2015년부터는 분사한 뒤 5년 내에 다시 재입사할 수 있는 ‘C랩 스핀오프’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직원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에서는 C랩 스핀오프 시행 후 5년간 45개 스타트업이 탄생했다. 독립한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투자금도 550억원에 달한다.
성공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2시간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검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한 원드롭이 삼성 C랩 출신이다. 원드롭은 지난달 캐나다와 맺은 수출 계약을 포함해 독일, 스리랑카, 조지아 등 국가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사내 스타트업 출신인 에이아이매틱스는 올해 초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20’에 참가해 도심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카메라 센서를 공개했다.
외부 스타트업에도 지갑 열어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졸업한 스타트업을 잠재적인 협력사로 간주한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어 회사로서도 손해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최근엔 지원 분야와 대상을 넓히고 있다. 기존 사업과 접점이 없는 스타트업에도 과감히 ‘지갑’을 열고 있다. 스타트업이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는 첨병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는 게 두 회사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C랩 아웃사이드 프로그램을 시작해 사외 스타트업까지 지원하고 있다. 2022년까지 외부 스타트업 300개, 사내 스타트업 200개 등 500개를 육성하는 게 목표다. 한인국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는 “지속적인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스타트업과 삼성전자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협력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삼성·현대차, 61개 스타트업 배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스타트업 사관학교’로 거듭나고 있다. 사내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어엿한 기업으로 독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해까지 두 기업에서 배출한 스타트업만 61곳이다. 삼성전자는 18일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을 통해 최근 5개 사내 스타트업이 독립했다고 발표했다. 블록버스터 외에도 하일러 학스비 써니파이브 루트센서 등이 ‘졸업’의 기쁨을 누렸다.
이달 현대차그룹에서도 3D 프린터에 들어가는 금속분말 제조업체 피엠쏠을 비롯해 마이셀 원더무브 엘앰캐드 등 네 곳이 분사했다. 이들 스타트업은 2~4년간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역량을 키운 뒤 법인으로 독립하는 과정을 밟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에 독립한 4개 업체를 포함해 올해 11개 스타트업이 분사할 예정”이라며 “내년에도 10개 이상 스타트업을 독립시키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은 사내 스타트업 공모를 받아 우수한 아이디어를 제출한 팀을 선정한 뒤 컨설팅, 초기 투자, 전시회 참가 등을 지원해왔다. 시작은 현대차가 빨랐다. 벤처 붐이 한창이던 2000년부터 사내 벤처를 키웠다.
삼성전자는 2012년 사내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C랩 인사이드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을 계기로 스타트업 지원을 시작했다. 2015년부터는 분사한 뒤 5년 내에 다시 재입사할 수 있는 ‘C랩 스핀오프’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직원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에서는 C랩 스핀오프 시행 후 5년간 45개 스타트업이 탄생했다. 독립한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투자금도 550억원에 달한다.
성공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2시간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검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한 원드롭이 삼성 C랩 출신이다. 원드롭은 지난달 캐나다와 맺은 수출 계약을 포함해 독일, 스리랑카, 조지아 등 국가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사내 스타트업 출신인 에이아이매틱스는 올해 초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20’에 참가해 도심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카메라 센서를 공개했다.
외부 스타트업에도 지갑 열어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졸업한 스타트업을 잠재적인 협력사로 간주한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어 회사로서도 손해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최근엔 지원 분야와 대상을 넓히고 있다. 기존 사업과 접점이 없는 스타트업에도 과감히 ‘지갑’을 열고 있다. 스타트업이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는 첨병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는 게 두 회사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C랩 아웃사이드 프로그램을 시작해 사외 스타트업까지 지원하고 있다. 2022년까지 외부 스타트업 300개, 사내 스타트업 200개 등 500개를 육성하는 게 목표다. 한인국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는 “지속적인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스타트업과 삼성전자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협력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