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은 당 차원의 사안이 아니라고 선을 긋지만 전통적 지지층, 특히 강경 보수의 불만 수위는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통합당 한 당선인은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역구에서 당에서 뭐 하고 있느냐는 질책을 듣고 있다"며 "보수 유튜브 방송에 세뇌당해 팩트와 거짓이 혼재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 자유게시판에도 "당선자, 낙선자들은 부정선거 국민 불복종에 앞장서라", "부정선거 동조하는 통합당, 민주당과 통합하라", "침묵하는 위장 우파들은 정계은퇴하라"는 등의 격한 항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날 당무에 복귀한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 의원 주장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어떤 상황인지 모니터링 중인데, (선거 무효) 소송하는 것을 챙겨보겠다"며 문제가 있으면 입장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당선인은 사견을 전제로 당에서 문제지역의 재검표 비용을 지원해주자는 의견까지 내놓았다.
재검표에는 수개표 보증금 5천만원과 소송비용 1천만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내 다수는 개표조작 논란에 뛰어드는 것은 민심을 부정하는 '자멸'의 길이라는 반대 입장이 분명하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MBC라디오에 출연, "(조작설은) 기승전결이 전혀 안 맞는 음모론"이라며 "당은 지원하거나 동조할 생각이 없다"라고 일축했다.
김세연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민 의원이 "환상을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총선 직후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에 개표조작설 검증을 지시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여의도연구원은 '조작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다선 의원은 "국민의 의혹을 풀기 위한 규명 노력은 바람직하지만, 당 차원의 지원은 또 다른 문제"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선관위가 검찰 수사를 의뢰한 가운데 민 의원이 공개한 빈 투표용지의 유출 경로로 초점이 옮겨가고 있는 만큼 사건 개입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