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가업승계 등 다양한 이슈에 대처하기가 어렵다. 자체적으로 관련 인력을 운용하거나 로펌 등을 통해 법률적 조언을 받아야 하는데, 이 비용이 만만치 않다. 특히 해당 기업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전문가에게 지속적인 컨설팅을 받기는 더욱 쉽지 않다.

삼성증권은 중소·중견기업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관리자(CFO) 등 우수 고객 기반이 두터운 증권사로 정평이 나 있다. 2016년부터는 이 고객들을 대상으로 특화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삼성증권 CEO·CFO포럼’은 법인 경영진 고객에게 필요한 법률과 세무 등의 최신 정보와 각종 경영 트렌드 강의를 제공하는 행사다. 강의와 별도로 참여한 고객 간의 비즈니스 네트워킹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삼성증권은 이를 단순히 포럼으로 끝내지 않고 진화된 서비스로 발전시켰다. 고객들이 포럼에서 들은 다양한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기업이 처한 상황 등을 담당 프라이빗뱅커(PB)에게 문의하는 일이 잦다는 점에 착안해서다. PB는 본사의 여러 부서와 협업해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밀착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법인자산 유치와 컨설팅 서비스뿐 아니라 IB와 연계한 IPO, 자금 조달을 망라한 토털솔루션 영업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혔다.

삼성증권은 서비스를 더 체계화했다. 2017년부터는 리테일 부문 내에 법인 컨설팅팀을 신설했다. 지난해에는 PB 1명당 1개 기업을 매칭해 관리하는 1 대 1 전담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업계 최초로 설립된 가업승계연구소를 통해 승계컨설팅과 더불어 관련 M&A, IPO, 자금조달 등 실행지원서비스, 후계자 양성을 위한 ‘넥스트 CEO포럼’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본사와 협업을 통해 진행된 IB 거래(딜)와 서비스는 100건에 달했다. 삼성증권이 기업들에 제공하는 서비스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증권의 이런 서비스는 증권업계에서 벤치마킹 사례로 꼽히고 있다.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개인자산관리(WM) 시장을 선도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맞춤형 재무솔루션, 자사주 신탁, 기업가치 평가, 퇴직연금 등 법인고객에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 중이다. 법인고객을 대상으로 원격세미나인 ‘긴급 콘퍼런스 콜’을 진행해 변동성이 큰 금리, 증시 등 법인고객의 주요 관심사에 대한 새로운 비대면 방식의 소통을 진행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의 법인고객 관리 노력은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처음 시행된 전자증권제도와 관련해 법인 및 개인고객이 보유한 5조원 규모의 실물증권을 유치했다. 제도 시행 뒤 각 증권회사에서 유치한 전체 실물주식 자산 중 30%를 차지해 업계 1위를 기록했다. 늘어나는 법인고객의 전자투표제도 도입을 원활하게 지원하고자 만든 ‘온라인 주총장’은 200개 넘는 기업과 계약을 맺었다.

양진근 삼성증권 영업솔루션담당은 “법인 토털솔루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지속적인 서비스 차별화와 신뢰관계 유지에 있다”며 “법인 컨설팅팀과 삼성증권 각 부문과의 시너지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