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스웨덴 한림원 노벨문학상 선정위원회는 사상 최초로 단편소설에 천착한 작가에 상을 주기로 결정한다.

주인공은 캐나다를 대표하는 여성 소설가 앨리스 먼로.
당시 선정위는 "먼로는 현대 단편소설의 거장"이라며 "장편소설의 그림자에 가려진 단편소설을 가장 완벽하게 예술의 형태로 갈고 닦았다"고 했다.

통속 소설이 많은 대하나 장편과 달리 단편은 소설가의 예술적 역량이 그대로 드러나는 장르로 인식된다.

먼로는 이런 단편 장르에서 일가를 이룬 세계적인 문호다.

노벨상 선정위 측은 먼로가 러시아 극작가이자 단편의 대가인 안톤 체호프의 명맥을 잇는 경지에 올랐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특히 그는 캐나다 문학계의 자랑이다.

노벨상이 단편소설 작가에 돌아간 것도 처음이었지만 캐나다 작가가 받은 것도 처음이다.

1931년 온타리오에서 태어난 먼로는 캐나다 총독문학상을 세 차례, 길러상을 두 차례 받았고,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인터내셔널도 수상했다.

미국에서는 미국도서비평가협회상, 오헨리상을 받았다.

'단편의 정수'…앨리스 먼로에 빠지다
이처럼 현대 단편소설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먼로의 작품집이 국내에 새롭게 번역돼 나왔다.

웅진지식하우스가 출간한 '앨리스 먼로 컬렉션'이다.

'행복한 그림자의 춤',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런 어웨이' 세 권으로 구성됐다.

'행복한 그림자의 춤'은 먼로의 첫 소설집이다.

표제작과 '나비의 나날' 등 모두 15편의 단편이 수록됐다.

불필요한 기교나 수사 없이 담백하지만, 감각적인 문장으로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를 예술로 끌어올린다.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은 먼로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텔링이 절정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은 열 번째 소설집이다.

'곰이 산을 넘어오다'를 포함해 모두 9편이 실렸다.

표제작은 2013년 미국에서 '미워하고 사랑하고'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됐다.

'런 어웨이'는 2006년 한국에 소개됐던 소설집 '떠남'을 다시 새로 번역하고 단편 3편을 추가해 완역본으로 만든 작품이다.

표제작과 '우연', '힘' 등 모두 8편이 실렸다.

우리가 인생에서 느끼는 여러 가지 미묘한 감정을 잔잔한 서사로 표현한다.

슬픔과 실패에도 툭툭 털고 다시 일어나 희망을 찾아 먼 여정을 시작하는 소설 속 인물들의 모습은 문학의 힘을 환기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