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광 전 새마을운동중앙회장 '시간과 공간의 상호작용' 출간

새마을운동이 국가의 중요시책으로 채택된 지 50년을 맞았다.

정치적 사정에 따라 일부 굴곡은 있었지만, 새마을운동은 지금껏 등장했던 많은 지역사회개발 정책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수많은 국가에 수출돼 각기 다른 형태로 뿌리내리고 있다.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을 지낸 소진광 가천대 행정학과 교수는 본격 추진된 지 반세기를 맞은 새마을운동의 발전사를 진화의 관점에서 시간과 공간의 상호작용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책으로 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의 출발점을 반영해 책 제목도 '시간과 공간의 상호작용: 한국의 새마을운동 사례'로 정했다.

새마을운동의 '성공 유전자'를 찾아서
저자는 새마을운동이 제2차 세계대전의 종료와 함께 여러 나라에서 실시된 다양한 전후복구사업, 특히 지역사회개발사업 경험으로부터 실패 요인과 성공 요인을 분석하고 성공할 수 있는 유전자를 찾아 결합하면서 진화한 지역사회개발정책이라고 설명한다.

유엔이 1960년대를 '개발연대'로 선포한 이래 수많은 나라가 지역사회개발에 나섰으나 국제사회에서 새마을운동만큼 성공한 정책사례가 없다는 것은 이 운동이 다른 유형의 지역사회개발 방식과는 차별화된 '우성의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저자는 그것이 무엇인지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책의 제1편에서는 인류문명의 진화과정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한 논거와 이론을 탐색한다.

저자는 다양한 차원에서의 공동체 인식이 인류문명의 진화를 주도하는 유전자라고 정의한다.

특히 어떤 사회와 집단 구성원들의 '주도권(initiatives)' 및 '주인의식(ownership)'이 해당 사회 혹은 집단의 공동체 진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 주목한다.

새마을운동이야말로 주민들의 주도권과 주인의식을 촉발해 마을 공동체를 지속해서 진화시키는 데 기여했고 다른 나라 지역사회개발정책들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 저자의 시각이다.

제2편은 앞서 탐색된 시간과 공간의 상호작용에 관한 접근 논리와 지역사회 발전 현상에 대한 패러다임에 근거해 한국의 새마을운동 성과를 평가한다.

새마을운동이 50년 지속할 수 있었던 진화의 과정은 사회진화의 우성인자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고 보는 저자는 그것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새마을운동의 탄생 배경과 태동 과정을 검토하고 지방정부의 혁신에서 마을 공간구조의 변화, 지구촌 확산 및 진화에 이르기까지 새마을운동이 밟아간 성공의 길을 추적한다.

그 결과 저자는 주민들의 일상생활 무대인 마을을 기본단위로 '공동체 인식'을 회복하고 활용한 점이야말로 가장 큰 성공 요인이었다고 판단한다.

새마을운동의 '성공 유전자'를 찾아서
새마을운동 이전에도 한국사회의 오랜 전통인 '두레'나 1962년 경남의 '새마을 건설 운동'과 전북의 '보고 가는 마을 운동' 등 다양한 지역사회개발 움직임이 있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이 같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배양된 '공동체'라는 유전자 중에서 주민들의 '절실함'이나 상황에 맞는 적정한 접근수단을 '자연 선택' 방식으로 조합해 '새마을 가꾸기'를 제안한 것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어지는 제3편에서는 초창기부터 새마을운동에 관여한 주역들과의 면담 내용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저자는 새마을운동에 대한 저간의 입장 차이가 사실관계에 근거하고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새마을운동 조직과 새마을 지도자는 어느 시대, 어느 정권에서든 한국 사회의 주류를 이뤘고 이 때문에 이들은 때로는 '서운함' 또는 '경계'의 대상으로 인식됐을 것이며 이는 다시 새마을운동에 대한 오해와 편견의 출발점이 됐을 것이라고 저자는 분석한다.

저자는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새마을지도자 및 회원들이 풀뿌리에 해당하는 지역사회 현장을 지켰기 때문에 결국 새마을운동 조직은 50년 넘게 한국의 주류 사회를 이끌고 있다고 강조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