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우리카드 홈페이지 화면 캡처)
(사진=우리카드 홈페이지 화면 캡처)
금융당국의 긴급재난지원금 마케팅 자제령으로 대부분의 카드사 마케팅이 막힌 가운데 우리카드가 나홀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당국의 마케팅 자제 요청이 있기 전 고객들에게 이벤트를 안내했다는 이유로 당국의 화살을 피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진행하는 9개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관련 행사를 진행한다. 일정 기간 결제 실적이 없는 고객이 우리카드를 통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면 커피 쿠폰을 제공하는 것이다.

당초 우리카드 외에도 여러 카드사가 관련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8일 오후 열린 정부와 카드사간 업무협약식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긴급재난지원금의 카드 신청 유치를 위한 지나친 마케팅을 자제해달라"고 공개적으로 당부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BC카드는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재난지원금 사용금액 100%(최대 100만 원)를 돌려주는 환급 행사를 벌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국의 자제령이 내리지자 해당 행사를 부랴부랴 철회했다.

NH농협카드도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고객 중 1만명을 추첨해 1만원 상당의 SPC 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할 계획이었지만 행사 진행 계획을 접었다.

삼성카드는 자사 신용·체크카드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한 고객 전원에게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쿠폰 1매 또는 5000원 상당의 편의점 상품권 1매를 제공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행사 진행 수 시간만에 이를 취소했다.

삼성카드는 당국의 자제령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강행했으나 결국 백기를 들었다. 당국의 자제 요청 속에서 행사를 지속하기에는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미 행사 내용에 대해 안내를 받은 고객에 대해서는 쿠폰을 제공하기로 했다.

반면 우리카드는 긴급재난지원금 관련 마케팅을 지속한다. 우리카드는 은 위원장의 당부가 있기 전 이미 고객들에게 이벤트 안내 문자가 나간 것과 모든 고객이 아닌 무실적 고객을 대상으로 한 행사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명분을 얻었다는 관측이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카드사의 긴급재난지원금 관련 마케팅이 막힌 상황에서 우리카드가 수혜를 보게 됐다"며 "카드사의 관련 이벤트를 보고 재난지원금을 받을 카드를 선택하려는 고객들에게는 우리카드의 행사가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신용·체크카드 온라인 신청은 전날 오전 7시 시작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긴급재난지원금 신용·체크카드 충전 신청 첫날인 11일 하루동안 전국 180만7715가구가 총 1조2188억3800만원을 신청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은 공적 마스크처럼 5부제로 시행된다. 12일은 출생연도 끝자리가 2·7, 13일은 3·8, 14일은 4·9, 15일은 5·0인 세대주가 각 카드사 PC·모바일 홈페이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에서 신청할 수 있다. 요일제는 시행 첫 주인 15일까지만 적용하며 16일부터는 출생연도와 관계없이 가능하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