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좌파 민주당, 판매 중단 촉구…극우인사들 '표현의 자유' 반박
이탈리아에서 파시즘 창시자인 베니토 무솔리니의 이미지가 새겨진 마스크가 시중에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북부 베로나 인근의 한 업체는 최근 무솔리니의 이미지가 들어간 마스크를 제작해 온라인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마스크에는 무솔리니가 즐겨 사용한 슬로건인 "행진하고 건설하라. 그리고 필요하다면 싸워서 이겨라"라는 문구도 새겨져 있다.

이 마스크는 무솔리니 기념품을 파는 극우 성향의 온라인 사이트에도 소개돼 있다고 한다.

무솔리니 마스크의 출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달군 것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비판론이 제기되는 등 논란을 불렀다.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함께 연립정부의 주요 축인 중도좌파 성향의 민주당은 이를 불명예스러운 행위라고 비난하며 즉각적인 생산 중단을 촉구했다.

민주당 소속 빈첸초 다리엔초 상원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 사태 속에 발생할 수 있는 많은 일들 가운데 무솔리니가 새겨진 마스크 판매가 가장 불쾌하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극우파 인사들은 무솔리니 마스크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며 이를 두둔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1920∼1940년대 이탈리아를 철권 통치한 독재자 무솔리니는 독일 나치의 아돌프 히틀러와 동맹을 맺고 이탈리아를 2차 세계대전의 참화 속으로 휘말려 들게 한 인물이다.

이탈리아는 과거와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고자 반(反)파시즘법을 만들어 파시즘을 옹호하거나 파시스트 정당의 부활을 시도하는 행위 등을 형법 위반으로 처벌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십수년간 지속한 심각한 경기 침체와 정치적 불안정으로 과거 영광의 향수에 기대려는 사회적 성향이 짙어지는 현상과 맞물려 무솔리니가 끊임없이 재소환되는 분위기다.

작년 말에는 이탈리아 국민 5명 가운데 1명이 무솔리니를 위대한 지도자라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연합뉴스